미국의 눈엣가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또 자극적인 언사로 미 행정부의 약을 바짝 올렸다.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연설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9ㆍ11테러의 배후는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미 대표단은 격분해 연설 도중 회의장에서 철수했으며 유럽연합과 캐나다, 호주 대표단 등 총 33명이 줄지어 퇴장, 불쾌감을 표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001년 발생한 9ㆍ11 테러와 관련해 3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미 정부 내 일부 분열인자들이 침체된 미 경제를 역전시키고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정권을 지키기 위해 9ㆍ11 테러를 획책했다는 데 다른 국가뿐 아니라 다수의 미국 정치인들도 동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9ㆍ11테러가 발생한)‘그라운드제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맨해튼에서 그런 언급을 한 것은 혐오스러운 짓이며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언론들도 일제히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발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9년 전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가 발생한 현장 인근에서 어처구니 없는 연설이 나왔다며, 이번에도 예상대로 미국-이란 대화모드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혹평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과거에도 수차례 9ㆍ11테러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해왔다.
한편 미 당국은 역대 미국을 방문한 고위급 인사 중 최고수준의 경호라는 말까지 들으며, 이 독설가를 위해 비밀경호국 요원은 물론 경찰 특수기동대 소속 장갑차량까지 동원하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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