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시장이 쉴 새 없이 격변하고 있다. 치킨집이라고 다 같은 치킨이 아니다. 없는 게 없는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변신하는가 하면 20~30대 여성 타깃의 치킨 매장, 학생을 위한 콜팝 매장 등으로 다양한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양념치킨-간장치킨-오븐구이-파닭 등 신메뉴로 치킨시장을 주름잡던 시절은 갔다. 대신 타깃이 세분화하면서 매장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는 것. 400개에 달한다는 치킨 브랜드들이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이다.
BBQ는 넓고 밝은 매장에 커피 등 음료와 햄버거 샌드위치 샐러드 등 메뉴를 폭넓게 확대한 카페형으로의 변신을 가장 먼저 추진해 온 치킨 브랜드. 최근엔 피자 스파게티 라이스 등 식사 메뉴까지 크게 강화돼 명실상부한 패밀리 레스토랑이 됐다. 작은 매장에서 배달 위주로 영업을 하던 가맹점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 부담이 커진 셈이지만 그만큼 낮시간대 매출이 오른다. 즉 퇴근 후 직장남성이 아닌 대낮 유모차 부대가 몰린다. BHC 역시 배달과 맥주를 곁들인 전형적인 비어 타입 외에 커피와 햄버거 등을 함께 파는 카페 타입, 학원과 학교 근처에서 콜팝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특화매장 등을 운영 중이다.
배달 위주로 영업을 하는 대부분의 치킨 브랜드들이 최근엔 모든 메뉴를 다 망라해서 메뉴의 차별성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 특수부위로 승부하는 곳들도 있다. 20~30대 여성 타깃의 더후라이팬에는 오직 다리살과 안심 단 2가지 메뉴만 있다. 배달은 않고 소주도 팔지 않으며 생감자칩 위에 튀긴 치킨을 얹어주는 것이 특징인데 실제 매장에 온 고객의 70%가 여성이다. 남성 직장인이 아닌 여성 타깃의 치킨-맥주가 웬 말이냐 하겠지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매장이 많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가벼운 맥주는 치킨시장의 틈새였던 셈이다. 프리미엄 치킨을 내세우는 홈치킨도 날개부위만으로 5가지 메뉴를 내놓는 등 '버팔로 윙이 맛있는 치킨브랜드'를 강조하고 있으며 또띠아, 구운 마늘 등 특이한 사이드 메뉴로 눈길을 끈다.
배달 메뉴의 대표종목인 치킨은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꾸준히 늘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치킨 광고가 아이돌 그룹의 각축전이 된 것도 이러한 이유다. 비스트와 신세경, 소녀시대, 2AM, 유재석과 티아라, 카라, 슈퍼주니어, 김현중 등 연예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이들이 바로 BBQ, 굽네치킨, BHC, 네네치킨, 구어조은닭, 교촌치킨, 핫썬치킨을 광고한다. 아이돌 마케팅은 특히 치킨배달의 선택권을 쥔 아이들에게 어필하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었고 일찌감치 핑클, 동방신기 등을 광고모델로 썼던 BBQ가 이러한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치킨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인지 계속 소비가 늘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다양한 치킨 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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