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각자의 지역구를 돌아본 여야 의원들은 추석 민심의 첫 번째 화두로 어김없이 '서민경제'를 꼽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물가와 일자리 문제 등을 걱정하면서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지기를 바랐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23일 "서민경제를 빨리 살리는 게 여권의 과제"라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재래시장을 다녀보니 대형마트 때문에 상인들이 굉장히 힘들어하더라"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취업 문제도 심각했다"고 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은 "차례상 차리기가 무섭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물가 걱정이 많았다"며 채소값 상승을 염두에 두고 "'삼겹살로 채소를 싸 먹을 지경'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조해진 의원은 농민들의 쌀값 걱정 등을 거론하면서 " 경제회복이 더디다 보니 서민이 너무 힘들다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앞으로 서민 경제 회복이 성과로 드러나야지 그렇지 않으면 여권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충고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재래시장을 주로 다녔는데 SSM(기업형 슈퍼마켓) 대책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최대한 빨리 10월 중에 SSM 규제 관련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시금치 한 단이 예년에는 800원 수준이었는데 요즘은 5,000원이나 해 '시'자를 빼고 '금치'라고 불러야 할 정도였다"며 "정부가 추석 물가 관리에 대참패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발 쓸데 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서민 경제 살리는 데 돈을 쓰라는 아우성과 원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정부∙여당이 예산을 4대강 사업에 다 넣어놓고 무슨 돈으로 서민복지정책을 펴겠느냐 하더라"고 말했다.
이명박정부 후반기 국정 화두인 '공정 사회론'에 대해선 여야의 시각 차이가 있었다.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은 "당연한 말이긴 한데 정부∙여당이 제대로 하긴 할 것이냐는 질문이 많더라"고 전했다.
정희수 의원은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며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걱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공정사회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하더라"며 "휴가 나온 장병들을 만나 보니 군대 가지 않은 여권 지도부에 대한 의구심을 갖더라"고 전했다.
이밖에 한나라당에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확실한 화합, 민주당에는 대안 수권정당으로의 면모 일신 등의 정치적 주문도 있었다는 게 의원들의 전언이다. 또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 탄생 여부도 관심거리였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세종시 후속조치를 조속히 시행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충청 민심을 전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