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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黨 대표자회 28일 개최 발표/ 권력재편·의제 등 교통정리 일단락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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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黨 대표자회 28일 개최 발표/ 권력재편·의제 등 교통정리 일단락 시사

입력
2010.09.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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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1일 조선노동당 3차 대표자회를 28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공언했던 '9월 상순' 개최가 연기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권력 암투설 등 온갖 억측이 불거지는 상황을 의식한 듯 회의 개최 논란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관심사는 두 갈래다. 28일이라는 특정 날짜를 명시한 이유와 여전히 풀리지 않은 회의 연기 배경이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지도부가 정치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노동당 정치국 명의로 9월 상순 회의 개최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온 점을 감안해 10월 이후 개최가 가져올 또 다른 후폭풍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특히 날짜를 하루만 공표한 것은 회의 의제와 관련한 내부의 교통정리가 마무리됐다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북한은 과거 두 차례 당 대표자회 개최 당시 각각 4일과 8일 동안 회의를 진행했었다. 이번 회의의 주목적이 '최고지도기관 선거'이므로 당 인사 및 조직개편 문제에서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럴 경우 북한 당국은 회의를 하루 만에 속전속결로 끝내고 2,3일 내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중앙위원이나 후보위원 선출을 완료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회의 연기 배경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겉으로는 수해 복구를 내세우는 분위기가 강하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추석 당일인 22일에도 홍수 피해 지역의 복구 사업에 대해 일제히 보도했다. 부쩍 잦아진 수해 복구 보도는 북한이 의도적으로 수해를 당 대표자회 연기 명분으로 부각시키려는 의심을 낳게 한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1일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8월 중국 방문 때부터 5분 정도씩 깜빡 잠들었다가 깨는 현상을 하루에 수 차례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달 상순까지는 김 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하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회의를 연기했을 수 있다.

후계 구도에 초점이 맞춰진 3차 당 대표자회의 성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의 공개 여부에 대한 입장 조율이 완결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후계자의 전면 등장을 원하는 김정은의 후견 세력을 설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이번에 권력 중심으로 한 발 더 다가서더라도 대외적으로 그의 모습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거꾸로 김정은에게 집중되는 이목을 경계하려는 듯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당 대표자회 개최를 발표하면서 "(각 지역) 대표회들은 김정일 동지를 중심으로 한 혁명의 수뇌부 두리(주변)에 굳게 뭉쳤다"는 표현을 썼다. '혁명의 수뇌부'는 1996년 이후 줄곧 김정일 체제를 일컫던 별칭이다. 정부 관계자는 "권력세습은 시작됐지만 김정일 체제는 굳건하다는 점을 외부에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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