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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雨亂/ 기상청 엉터리 예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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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雨亂/ 기상청 엉터리 예보 왜?

입력
2010.09.2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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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기상청은 속수무책이었다. 추석 전날인 21일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예상을 뛰어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강수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청에 비난이 쇄도했고 곤혹스런 처지에 빠진 기상청은 과학적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0일 오후 11시 기상청은 "21, 22일 서울 경기에 10~40㎜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21일 오전 11시 예보에서도 서울 경기 예상 강수량을 20~60㎜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21일 하루 동안 서울 259.5㎜, 인천 175㎜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러다 보니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호우특보는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기상청은 12시간 동안 80㎜의 강수가 예상될 때 발령하는 호우주의보를 오후 1시20분에 발표했다. 하지만 호우주의보 발표 40분만에 강수량은 87㎜를 돌파했다. 그러자 기상청은 오후 2시에 호우경보(12시간 강수량이 150㎜이상으로 예상될 때)로 황급히 특보를 격상시켰다. 하지만 1시간 만에 다시 강수량은 158㎜를 돌파하면서 호우특보는 방재활동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 꼴이 됐다.

기상청은 태풍 등의 돌발 변수로 기압 배치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급격히 변했기 때문에 생긴 예측실수라고 설명했다. 당초 기상청은 한반도 북서쪽에 있는 차가운 고기압과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사이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한반도 상공에 생긴 비 구름이 21일 오후부터 남부지방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비 구름은 3~4시간 가량 수도권 상공에 머무르며 시간당 최고 98.5㎜의 폭우를 쏟아 부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날 오후 3시께 괌 북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2호 태풍 말라카스 때문에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지 않고 버티면서 비구름을 막아서는 바람에 비구름이 예상보다 수도권에 오래 머물렀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예보관의 경험과 통계치를 뛰어넘는 돌발상황이라며 기상예보의 한계를 인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어느 예보관도 서울 9월 하순 기준 최고 통계치인 104.5㎜의 2.5배에 육박한 비가 내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구름이 머금은 수증기 양이나 이동속도를 정확히 예견하는 것도 어려운데 태풍이라는 돌발변수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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