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이 미국에서 한국 불교 알리기에 팔을 걷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30여명의 대표단은 지난 14일부터 열흘 일정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방문해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및 템플스테이 홍보 행사 등을 여는 한편, 미국 현지 특별교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사찰음식은 조계종이 템플스테이에 이어 새롭게 세계 무대에 내미는 한국 불교의 대표 아이템이다. 한국 사찰음식이 친환경ㆍ채식 문화가 확산되는 세계적 트렌드에 보조를 맞추면서 한국 불교를 거부감 없이 확산시킬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조계종은 이를 위해 지난 20일 뉴욕 맨해튼 소호의 연회장 스카이라이트에서 미국 정관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요리업계 인사 등 200여명을 초청해 '한국 사찰음식의 날' 행사를 가졌다. 한국사찰음식연구회 회장 적문 스님을 비롯해 선재 스님, 대안 스님, 우관 스님 등 사찰음식계를 대표하는 스님 11명이 조계종 대표단의 일원으로 총출동해 사찰음식 40여 가지를 뷔페식으로 제공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인사말에서 "한국 사찰음식은 단순한 채식이 아니라 먹는 것에 대한 탐심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자의 정신이 배어 있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조계종은 앞으로 뉴욕에 사찰음식 전문점을 개설하는 등 사찰음식을 매개로 한국 불교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조계종 문화부장 효탄 스님은 "이번 행사에 참석한 미국의 유명 셰프나 주요 언론방송의 음식담당 에디터, 기자들에게 메일링 서비스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우리 사찰음식을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또 LA와 뉴욕에서 현지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2002 월드컵 이후 한국의 주요 관광상품으로 떠오른 템플스테이 설명회도 개최했다.
대표단은 이와 함께 LA와 뉴욕에서 현지 사찰 주지들과 간담회를 갖고 포교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현재 미국에는 80여 개의 조계종 사찰이 있으나 대개 스님들의 개별 노력으로 각개약진 중이며 인력 부족 등으로 교민 포교에 치중하고 있다. 조계종은 외국 출신 스님들을 재교육시켜 현지로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총무원 관계자는 "미국 내 사찰의 스님들이 겪는 애로사항이나 요구를 종단이 수용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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