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사이를 수놓는 화려한 축포는 없었지만, 이보다 더 짜릿한 한가위는 없었다.
마지막 27번째 아웃카운트가 잠실구장 전광판에 새겨지는 순간 김성근 SK 감독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코치들과 부둥켜 안았다. 가슴 졸이며 후반기를 달려 온 선수들은 마운드에 모여 벅찬 감동을 즐겼다.
SK가 2년 만에 정규시즌 패권을 탈환하며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22일 잠실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0-4로 대승을 거두고, 남은 매직넘버 1개를 마저 지웠다. 1차전 승리로 81승2무45패가 된 SK는 2위 삼성(78승1무51패)의 남은 3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SK는 2007,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해태(86~89년)에 이이 두 번째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SK는 지난해엔 정규시즌 2위로 두산을 꺾고, 플레이오프를 통과했으나 한국시리즈에서 KIA와 7차전 접전 끝에 준우승에 그쳤다.
SK는 올시즌 초반 16연승까지 올리는 등 역대 최고의 페이스로 내달렸다. 후반기 들어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4월18일부터 158일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우승까지 골인했다.
SK는 21일 잠실 두산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에‘D-데이’가 맞춰졌다. 올시즌 첫 더블헤더로 치러진 1차전에서 SK는 3-3으로 맞선 6회 박경완의 결승타를 포함, 순식간에 5점을 뽑아내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SK는 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연장 11회 접전 끝에 11-8로 이겼다. SK는 정규시즌 종료 이후 19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10월15일부터 대망의 한국시리즈에 나가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이날 경기가 없던 삼성은 후반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으나 끝내 SK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SK는 23일 인천 LG전에서도 2회 터진 8번 정상호의 좌월 선제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3-0으로 승리했다. 5연승을 올린 SK는 시즌 83승(2무45패)째를 기록, 2008년의 팀 역대 최다승과 타이를 이뤘다. SK 선발 전준호는 6이닝 무실점의 역투로 1,089일 만의 선발승을 올렸다. 잠실에서 두산은 넥센에 6-4로 승리했다.
한편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22일 목동 LG전에서 9회 나와 팀의 4-3 승리를 지키면서 두산 이용찬과 함께 공동 구원왕(25세이브)을 확보했다. LG 이대형은 도루 3개를 추가하면서 프로야구 최초의 3년 연속 60도루를 달성했다. 1위 김주찬(롯데)과는 1개 차. 21일 대구경기에서는 삼성이 LG를 6-2로 꺾었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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