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사태로 일본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지는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왔으나, 최근 중국인들의 반일감정이 거세지면서 곳곳에서 중국 관광객의 일본 여행 자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도쿄도의 한 관광버스 회사에는 매주 여러 건에 달하던 중국인 관광객의 문의가 최근 들어 완전히 끊어졌다. 중국인들의 인기 관광코스로 알려진 후지산 자락의 고합원휴게소의 관계자도 “벌써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업계가 중국인의 방문에 민감한 것은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도 커지면서 일본의 침체된 내수를 살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수는 2008년 1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정부가 개인 관광객의 비자발급요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올 7월 한달간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수가 지난 해보다 2.4배 늘어난 16만5,100명에 달했다.
큰 손 중국인들이 주로 찾고 있는 도쿄 긴자(銀座)의 고급 백화점들은 국경절을 앞두고 대대적인 중국인 관광객 잡기에 나설 채비를 차렸으나 이번 사태로 불똥이 튀지 않을 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쓰코시(三越) 백화점 긴자점은 11일 증개축을 마치고 재개장을 하면서 외국어 능통 직원 가운데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 4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가슴에 중국국기인 오성홍기 뱃지까지 달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근 다카시야마(高島屋) 백화점도 화장품을 비롯한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제품에 대해 중국어 팜플렛을 제작한 상태.
일본여행업협회(JATA)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2005년 반일 데모로 줄었다가 최근다시 늘고 있다”며 “일본 관광업을 활성화하는 존재가 된 중국인 관광객이 이번 문제로 다시 줄어드는 것은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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