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맨’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여실히 입증됐다.
미드필더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올 시즌도 어김 없이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로테이션 시스템에 따라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박지성은 주전 경쟁자인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발목 부상을 당해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거슨 감독도 발렌시아의 대체자로 박지성을 지목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좌우 측면과 중앙 등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활용도가 높은 박지성은 전술의 축으로 맹활약해 시즌 전망을 밝혔다.
박지성이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컨소프의 글랜퍼드 파크에서 열린 스컨소프 유나이티드(2부 리그)와 2010~11 칼링컵 32강 원정경기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2 완승을 이끌었다. 2005년 맨유 입단 후 박지성이 공식경기에서 3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건 이번이 처음. 맨유 입단 후 자신의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박지성은 시즌 첫 득점포를 쏘아 올려 골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냈다.
맨유의 4-3-3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전반전에는 공수를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을 맡았다. 맨유 진영까지 많이 내려와 볼을 배급한 박지성은 원활한 패스를 연결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스컨소프의 초반 공세에 밀려 전반 19분 선제골을 헌납한 맨유는 4분 뒤 대런 깁슨의 재치 있는 로빙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팀이 안정을 찾자 박지성의 공격 본능도 춤추기 시작했다. 박지성은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빠르고 날카로운 크로스로 스몰링의 역전골을 도왔다. 웨스 브라운의 빠른 패스를 그대로 크로스로 연결하는 박지성의 템포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후반전에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긴 박지성은 팀 공격에 불을 지폈다.
박지성은 후반 4분 마이클 오언의 추가골로 3-1로 앞선 상황에서 팀의 골 잔치에 가세했다. 안데르손의 오른쪽 코너킥이 공중볼 다툼 과정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흐르자 박지성은 지체 없이 달려들며 오른발 강슛으로 상대 골네트를 갈랐다. 낮게 깔린 데다 빠르고 정확히 오른쪽 구석으로 날아가 상대 골키퍼는 그저 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완벽한 골이었다. 박지성은 후반 26분에는 하프라인부터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까지 날리는 위력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박지성의 슈팅이 너무 강력해 상대 골키퍼의 손에 맞고 흘렸고, 쇄도하던 오언이 팀의 다섯 번째 골로 마무리했다. 제 몫을 다한 박지성은 후반 29분 베베와 교체됐다. 여유로운 경기를 펼친 맨유는 종료 직전 한 골을 허용했지만 대승을 마무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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