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단체인 미국 클린턴재단이 올해 처음 구성한 차세대 리더 프로그램(CGI LEAD)에 한국의 30대 사업가인 이정훈(37) 삼창기업 총괄사장이 선정됐다.
재단은 올해 2월부터 두 달 가량 자체심사를 거친 끝에 이 사장을 포함해 19명을 차세대 리더로 뽑았다. 이 사장은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언론인들과 만나 "올해 2월께 클린턴재단에서 프로필을 보내달라고 해 후보에 포함된 것을 알았다"며 "부친과 함께 전개한 장학사업과 청소년 교육지원, 희망메시지 나누기 사업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부친인 이두철(65) 회장과 함께 캄보디아 컴퓨터 기증사업, 네팔 오지마을 초등학교 건립, 희귀암 말기 청년과 '투르 드 프랑스' 자전거 완주행사 등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펼쳐 왔다. 지난해엔 3,000여명에게서 희망메시지를 모아 히말라야 정상에 묻기도 했다.
미국 뉴욕 윈저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사장은 당시 미국 과학 최우수상과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며 카네기멜론대에 진학, 경제학과 산업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병역의무를 마친 그는 2003~2007년 청와대 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08년 총선 때 울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후 아버지가 창립한 삼창기업의 경영일선에 참여해 올해 초부터 총괄사장을 맡고 있다. 삼창기업은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원전 제어시스템을 개발해 원전 무정지 안전 운전에 일조하는 등 원자력 발전설비 분야의 독보적인 기업이다.
재단 창립자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최종 인선한 이 명단에는 이 사장 외에도 워런 버핏의 며느리로 아프리카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해 활동한 제니퍼 버핏,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뗏목으로 태평양 횡단에 도전 중인 영국 환경운동가 데이빗 로스차일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조카로 어린이들에게 식량을 보내는 'FEE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로런 부시, 트위터 공동 창시자 에번 윌리엄스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앞으로 2년간 클린턴재단의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이 사장은 향후 활동계획에 대해 묻자 "최근 워크숍에서 가장 열악하다고 알려진 콩고 난민촌의 거주환경을 정비하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직접 가서 지원사업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클린턴재단은 지구촌의 기근과 질병, 환경문제 등에 대처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총 300억달러를 마련해 전세계 2억명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줬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뉴욕=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