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20일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국회의원(경기 분당을) 사퇴서를 여야가 이 달 중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원칙 없는 합의이자 법과 법 정신이 없는 합의, 지역구민도 없는 합의"라고 비판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임 실장이 의원 사퇴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야 원내부대표들이 얼마 전 사퇴서 처리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어 임 실장이 의원직 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지역구민들이 무시된다는 점, 대통령실장과 의원직 겸직이 3권 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 등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당이 이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임 실장의 의원직 사퇴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9월 중 본회의 일정을 새로 잡아 임 실장의 사퇴서를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임 실장의 의원직 사퇴서를 이달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올해 10월이 아닌 내년 4월에 실시된다. 여야는 9월 중엔 더 이상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한 상황이다. 지역과 정치권에선 "여야가 10월에 분당을 선거를 실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다는 이해가 맞아 떨어져 임 실장의 의원직 사퇴서 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나 최고위원이 분당을 보궐선거 출마를 검토 중인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이런 발언을 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당 지도부는 임 실장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할 계획이 없다"며 나 최고위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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