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20일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강도 높은 도덕성 검증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자가 법관시절 사학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것은 혼맥으로 연결된 족벌사학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셋째 누나 김필식씨는 시아버지가 설립한 해인∙후성∙동강 학원 등 3개 사학재단 가운데 해인학원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해인학원 소속 동신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후성학원과 동강학원은 김 총장의 시어머니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김 총장의 아들은 해인학원 상임이사, 딸은 동신대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카사위 최모씨도 동신대 교수이며, 김 총장의 시누이는 후성학원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김 의원은 이런 내용의 가계도를 공개한 뒤 "김 후보자가 대법관 시절 (상지대 관련 판결에서) 다수 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으로 제시한 것이 최근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상지대 구 재단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한 법리적 근거로 사용됐다"며 친사학 판결성향을 비판했다.
같은 당 최영희 의원은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1971년 징병처분연기 판정의 근거였던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일시적 치료로 완치되는 병이 아닌데도 1년 뒤 신체검사에선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아닌 '부동시(不同視)'로 면제받았다"며 "'갑상선기능항진증' 진단을 형이 의사로 있던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다고 하는데 병역기피 의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청문회 공세는 '김 후보자가 호남출신이라 검증의 칼날이 무뎌질 것'이라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병역기피 의혹을 받는) 가수 MC몽이 최근 방송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MC몽이나 군대 안 가는 고위공직자가 뭐가 다르냐"면서 "민주당은 '돋보기ㆍ현미경 검증'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도 "김 후보자는 대법관 때인 2006년 5월31일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당시 군수였던 친형이 주최한 '장성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했다"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2007년 딸 결혼식을 위해 누나에게 2억원을 빌릴 당시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억6,000여만원의 예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딸 결혼식 자금의 성격이 불분명한 데다가 호화 결혼식을 치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은 "군 면제는 당시 관련 법령에 의해 정상 처리된 것으로 청문회 과정을 통해 충분히 설명 드릴 예정"이라며 "동신대 문제 역시 김 후보자가 일체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실장은 장성아카데미 특강 의혹에 대해선 "십 수년 역사를 가진 장성아카데미에서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연했을 뿐이고 후보자의 친형은 당시 이미 3선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청문회용 총리가 아니라 국가용 총리가 필요하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총리가 적극적으로 나서 역할을 분담할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지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만 할 생각이나 하는 총리는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 특위 1차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4대강 감사를 담당했던 은진수 감사위원과 김 후보자의 누나인 김필식 총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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