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숨막히는 레이스에 종지부를 찍었다. 19일 삼성을 제압하면서 매직넘버를 1로 줄인 SK는 이변이 없는 한 추석 연휴 초반인 21일, 22일 잠실 두산과의 2연전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릴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 역대로 가장 짜릿한 한가위를 맞는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특히 삼성을 이기면서 상대 전적 10승9패로 우위를 보이며 시즌을 마쳤다. 매직넘버 3개가 걸려 있는 ‘배판’이기도 했지만, 삼성에 열세를 보였다면 가을잔치 맞대결을 앞두고 영 찜찜한 구석이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큰 경기에 강한 SK 선수들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고, 시즌 최고의 피칭을 한 김광현의 역투는 군계일학이었다. 김성근 SK 감독도 사실상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한 뒤 “9회에는 양준혁이 홈런 한방 쳤으면 했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SK와 삼성의 ‘혈전’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최상의 전력과 최고의 상승세로 후반기를 달려 온 삼성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도, 상대가 누구건 승산이 높다. 두산-롯데의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만나는데, 객관적인 전력에서 삼성의 우세가 점쳐진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올시즌 치열했던 SK와의 리턴 매치는 가을로 이어져 계속될 전망이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1위는 SK의 몫”이라고 늘 자세를 낮췄지만, 포스트시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SK는 시즌 후반부터 삼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삼성은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를 앞세워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SK는 김성근 감독의 ‘토털베이스볼’로 2007년과 2008년 왕좌를 차지했다. 두 팀이 정상에서 만난다면, 어느 한 팀은 2000년대 가장 많이 우승을 한 팀으로 남게 된다. SK와 삼성의 끝나지 않은 전쟁은 이제 곧 시작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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