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무난한 총리'로 내세운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난하지 않는 청문회'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9, 30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는 당초 자녀 교육비 부당 소득공제 등 과거 두 차례 진행된 청문회 쟁점이 재방송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감사원장 재직시 8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구입 배경, 누나가 총장인 대학에 대한 국고 특혜 지원 의혹 등 새로운 쟁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800만원 다이아 목걸이: 감사원장때 고가품 구입
우선 지난해 부인이 구입했다고 신고한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재산 신고를 한 2006년 이후 재산 목록에 등장한 유일한 사치품이긴 하다. 하지만 5년 동안 등장하지 않았던 사치품이 왜 하필 감사원장 재임 때 나왔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목걸이 구입에 대한 해명은 '김 후보자의 부인이 당분간 사용하다 며느리에게 물려줄 목적으로 남대문 인근 보석상에서 구입한 것'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구입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구매 주체가 누구든 공무원 감찰 기관의 수장 재임 기간에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구입한 것은 국민 정서상 선뜻 이해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병역 기피 의혹: 법관 임용땐 시력차이 회복?
김 후보자 지명으로 이명박 대통령,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당정청 수장 모두가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사실이 부각되고 있어서 병역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크다. 1968, 69년 대학생 신분으로 신체검사를 연기한 김 후보자는 70년, 71년 징병검사에선 갑상선기능항진(호르몬 과다 분비)으로 재검 대상이 됐다. 그러다 72년 부동시(不同視∙양쪽 눈의 심한 곡광도 차이)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당시 국방부령엔 '두 눈의 곡광도 차이가 2디옵터 이상이면 면제'로 규정된 만큼 '한쪽 눈은 마이너스 7, 다른 눈은 마이너스 2'라는 김 후보자의 주장대로라면 법률상 하자는 없다.
문제는 74년 법관임용 신체검사에선 양쪽 눈 시력이 0.1, 0.2였다는 점이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비록 기준과 단위는 다르지만 사실상 두 눈의 시력 차이로 병역 면제를 받았던 김 후보자의 시력 차이가 줄어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대강 감사 발표 연기: '코드맞추기' 논란 불거져
감사원이 지난 1월 착수한 '4대강 감사' 발표가 연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김 후보자의 '코드 맞추기' 논란도 제기된다. 이는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 취임 뒤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경선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은진수 감사위원을 제청한 것과 맞닿아 있다. 4대강 감사 주심을 맡은 은 위원은 추가 검토를 이유로 최종 감사위원회 회부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국회에서 "가능한 빨리 발표하겠다"면서 "모든 위원이 동의한다면 (주심) 변경 방안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누나 특혜지원 의혹: 동신大 국고지원 대폭 늘어
김 후보자가 요직에 갈 때마다 셋째 누나 필식씨가 총장으로 있는 동신대의 국고 지원이 대폭 상승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19일 "동신대는 김 후보자가 광주지법원장으로 부임한 2004년 당시 정보통신부 IT 합동연구센터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총 873억원을 지원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으로 부임한 2008년엔 교육과학기술부의 재정지원 사업으로 같은 해 지방사립대 교과부 지원금으론 최고 수준인 71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동신대측은 "이 의원이 지원금을 잘못 합산해 의혹을 제기했다"며 "가령 510억원 규모의 지방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은 동신대가 아닌 전남대가 중심 대학으로 선정된 사업으로 동신대는 협력 대학으로서 2005년부터 올해까지 9억6,000만원을 지원받았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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