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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숲속 자동차테마파크 가보니…사람·자동차·로봇…모두 자연의 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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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숲속 자동차테마파크 가보니…사람·자동차·로봇…모두 자연의 품에 있었다

입력
2010.09.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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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은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 정화수입니다."

숲 속 작은 화장실 뒤편 정화조와 연결된 수도꼭지를 열자, 연한 노란색 물이 콸콸 쏟아진다. 화장실 오물이 자연에 의해 정화돼 만들어진 물이라는 설명이지만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설명을 하던 사키노 류이치로 헬로우즈 관리소장은 물을 손에 받아 볼에 대며 "피부에 아주 좋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거침없이 마시기까지 했다.

사키노 소장은 "이 물은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수십만 종의 숲 속 미생물과 흙만으로 정수돼 미생물이 살아 있는 물"이라며 "실제 같은 원리로 만들어진 물이 상점에서는 '바이오 워터'라는 이름으로 5,000엔(약 7만원)에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 혼다의 자동차 테마파크 '트윈링 모테기'를 지난 15일 찾았다. 혼다가 사회에 공헌하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 1997년 만든 이 곳은 도쿄 북동쪽 130㎞ 지점에 위치한 도치기현 우츠노미야시(市)의 모테기라는 작은 마을에 있다. 규모는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90배에 이르는 640만㎡. 이 곳에는 이름처럼 국제규격의 레이싱 경기장이 두 겹의 링을 이루며 설치돼 있다.

또 혼다의 역사가 전시된 혼다 콜렉션 홀, 자동차 안전 스쿨, 카트 레이싱 경기장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이 곳의 70%는 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이들이 자연체험 학습을 할 수 있는 헬로우즈가 유명하다.

헬로우즈는 아이들이 살아있는 숲에 대한 경험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조성된 체험형 숲이다. 연간 10만명이 찾는 이 곳은 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하거나 가족이 함께 찾아 캠핑을 하며 숲을 체험한다. 아이들은 뱀과 들쥐, 흙 속 미생물, 풍뎅이, 희귀 식물 등을 직접 관찰하며 자연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무엇보다 숲의 지속 가능성에 관해 배운다. 사키노 소장은 "50~60년이 지난 나무는 성장을 멈추기 때문에 더 이상 활발하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며 "환경을 위해 숲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나무를 잘라내고 새로 심는 등의 숲 관리 방법을 아이들에게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트윈링 모테기에서는 혼다가 1986년부터 연구개발해 탄생시킨 세계 최초 두발로 걷는 로봇 아시모를 볼 수 있다. 아시모는 관람객들을 상대로 걷기, 춤추기, 달리기 등을 선보이며 감탄을 자아낸다. 혼다는 아시모가 사람과 함께 일상생활 속 보조자 역할을 하는 시범을 보이는데, 아시모를 상품으로 여기기 보다는 인간의 '이동 원리'를 이해하는 기초 연구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로 탄생한 것이 작년 가을 혼다가 선보인 개인형 이동기구 U3-X다.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U3-X는 아시모를 통해 습득된 균형 유지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바퀴 하나의 자전거형 기구에 사람이 올라타 전후 좌우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토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혼다가 이토록 자동차뿐만 아니라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숲 가꾸기, 로봇ㆍ이동형 기구 개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뭘까. 기업이 자동차만 많이 팔아 성장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인간 및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우영 혼다코리아 사장은 "결국 기업은 인간과 사회, 자연과 떨어져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혼다의 꿈은 소비자가 스스로 이 기업 만큼은 계속 존재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츠노미야(일본)=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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