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훼방 놓지 않았다면 벌써 미국인 대부분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을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 중단에 소극적이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려해 중동평화 문제가 악화했다."
'퇴임 후가 더 빛나는 대통령'으로 평가 받는 지미 카터(85ㆍ사진) 전 미 대통령이 재임기간 자신을 괴롭혔던 정적들과 후임 대통령 등에 대한 직설적 비판을 담은 회고록 를 출간해 화제다.
특히 반대당인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 주류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 많아 조지아주 땅콩농장주 출신으로 일약 대통령이 돼 워싱턴에서 느꼈던 남모를 수모가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20일 미국발매를 앞두고 AP통신과 CBS방송이 미리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카터는 "케네디 전 의원 진영이 198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나에게 패배하자 건보개혁 추진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대했다"며 건보개혁의 최고 공헌자로 추앙 받는 케네디에 대해 정반대 평가를 내놓았다.
또 자신을 제일 괴롭힌 정치인으로 역시 민주당 출신 토머스 오닐 하원의장을 꼽았다. 오닐이 백악관 공식만찬에서 자신을 공개 조롱까지 하고, 임기 내내 정책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선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하늘의 뜻'으로 돌렸다. 그는 이란혁명 직후인 79년 11월 이란 시위대가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 직원 52명을 억류하자 80년 봄 비밀 구출작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동원된 대형헬기 8대 중 3대가 이란 사막에서 고장을 일으켰고 작전이 취소된 뒤에는 헬기가 수송기와 부딪치면서 군인 8명이 사망했다.
그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던 작전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작은 사고들이 연속해 벌어지며 좌절됐다"며 결국 이 사건이 재선의 발목을 잡았다고 회고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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