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잇따라 청와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청와대 요청으로 충남에서 열린 세계대백제전 개막식에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데 이어 대통령 특사로 아프리카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정 전 총리가 퇴임 직전 밝힌 '빈둥거리는 자유'에서 탈피해 서서히 범여권 대선주자 행보를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총리실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오는 28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내달 1일 독립 50주년을 맞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한다.
정 전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여전히 이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특히 정 전 총리가 총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이 대통령이 사석에서 "정 전 총리는 내가 애프터서비스 해 줘야 할 분"이라고 말한 바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정 전 총리의 측근들은 "대선 행보 신호탄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승수 전 총리도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원전 수주와 관련해 UAE 왕실을 설득한 사례가 있긴 하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현직에 있을 때부터 '자원 외교형' 총리였던 만큼 경우가 다르다.
어쨌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전 총리가 퇴임 후에도 이 대통령 곁에 머무르는 것은 여권의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서 위치를 재확인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물론 세종시ㆍ천안함 정국 등으로 총리 재임 중 이례적으로 해외 출장을 단 한번도 못간 정 전 총리에 대한 단순한 배려의 의미일 수도 있다. 김태호 전 총리 낙마 이후 여권 일부에서 "이렇게 할 바엔 왜 정 전 총리를 교체했느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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