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벤처기업들이 겪는 공통 애로는 시어머니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여러 부처가 동일한 보고자료를 중복 요구하고 비슷한 복합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다. '친절한 금자씨'와 같이 친절한 정부는 기업 지원을 위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인원과 예산을 늘려 나간다. 그러나 모든 지원은 반드시 통제를 수반하게 된다. 그래서 친절한 정부는 결과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게 된다.
개방ㆍ공유의 세계적 패러다임
사전 통제와 지원 보호라는 통제 지향적 정부 패러다임은 규제를 늘리지만, 자율 경쟁과 사후 평가라는 개방 지향적 정부 패러다임은 규제를 줄인다. 현재의 공공 조직에서 드러난 정보 통제, 민간과의 소통 부재, 부처 간의 장벽, 비효율적인 조직 운영 등의 문제를 극복하는 작지만 효율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부가 절실해 보인다. 공정 사회 구현은 열린 정부의 투명한 국정 운영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정부 2.0'이라는 새로운 정부 패러다임 혁명에 돌입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역할을 플랫폼으로 정의하는 데서 출발한다. 정부 2.0의 주창자인 팀 오라일리는 "내버려두라! 정보만 주면 우리가 할 수 있다"라고 정부 2.0 철학을 표현하고 있다. 즉 비대한 정부가 모든 국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규제하는 대신, 정부 자료와 조직을 개방하면 민간 차원의 융합 서비스가 스스로 촉발되어 국가 경쟁력을 증대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2.0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부의 능력과 효율성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선언하고 각 부처에 투명성, 참여, 협업을 바탕으로 실천을 강조하였다. 미국의 경우 2009년 5월 47개의 공공 데이터셋이 개방된 이래 이미 30만개가 넘게 민간에 제공되고 다양한 융합 서비스가 창출돼 국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고 있다.
비유하자면 애플의 앱스토어와 같이, 정부가 플랫폼을 제공하고 민간이 다양한 융합앱을 만들어 공유해 나가는 혁신적인 정부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신종플루 전파 앱, 도시문제 해결 앱, 노동시장 앱 등 수많은 혁신적 융합 서비스가 1인 창조기업 수준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정부 2.0의 패러다임은 캐나다, 영국, 노르웨이, 호주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웹2.0과 스마트폰의 발달이 이러한 혁명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 플랫폼화하고 있는 것이다.
호주 정부는 더 나아가 8개조의 정부 2.0 선언문에서, "호주는 웹2.0 및 개방 협업을 통하여 국민의 열정을 활용, 사회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목표와,"공공 정보는 개인의 비밀과 국가 안보가 아닌 한 개방한다"는 원칙을 정하고,"정부 내 기존 관습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므로, 리더십의 변화가 필요하다"로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2.0은 단순한 행정 차원의 접근이 아니다. 앱스토어 혁명과 같은 국가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이므로 최고 통치권자의 철학과 의지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 2.0은 공공자료의 개방(OPEN DATA), 예산내역 공개(OPEN EXPENSE), 열린 문제 해결(OPEN PROBLEM SOLVING), 정책개발의 공개(OPEN POLICY MAKING), 정부조직의 개방(OPEN ORGANIZATION)등 5대 개방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자정부 1위인 우리가 선도를
한국은 웹1.0 시대의 전자 정부 경쟁력 1위 국가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 스마트 워크, 소셜미디어 확산 등을 통해 개방과 협력의 웹2.0 경쟁력을 배가한다면, 한국이 전세계 정부 2.0 혁명을 선도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정부 2.0은 공정한 사회의 초석이 되어 규제 극소화, 국가 예산 절감, 부처간 장벽 극복, 국민 소통의 증대, 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촉발할 것이다. 공정 사회 구현을 위한 국가 지도자의 정부 2.0 선언을 강력히 제언한다.
이민화 기업호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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