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년생으로 올해 만 103세를 넘긴 웨슬리 브라운 미 캔자스주 연방 지방법원 판사의 하루하루는 기적의 연속이다. 나이를 속일 수 없어 한쪽 코에 튜브를 꽂은 채 산소를 공급받고 있지만 법정을 지휘하는 그의 몸짓은 젊은 판사 못지않다.
미국 현직 판사 중 최고령인 브라운 판사는 16일 자에 실린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얼마나 더 오래 일을 할지보다 얼마나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지에 신경을 쓴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미국의 연방판사는 65세에 은퇴해 여생을 연금을 받으며 살 것인지, 아니면 종신 판사로 일을 계속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브라운 판사는 종신을 택했으며 덕분에 2년만 더 현직에서 견디면 1977년 104세로 사망할 때까지 법정을 지킨 조셉 우드러프 연방항소법원 판사의 기록을 깰 전망이다.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현직 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48년째 판사직을 수행해온 브라운 판사에 대해 측근들은 "판단력과 논리력은 전혀 젊은 판사에 뒤쳐지지 않는다"며 "20년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브라운 판사는 '최고령'이라는 꼬리표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기력이 달려 기일이 짧은 형사사건만 맡고 있으며 이젠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생필품도 살 수 없다"며 "나이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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