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의 숫자가 25.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들이 부동산을 포함해 보유한 총 자산은 이전보다 5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하나금융지주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메릴리치와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캡제미니가 발표한'2010년 세계 부(富) 보고서'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지난해 국내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는 13만2,000명으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메릴린치 보고서에 제시한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부자 인구 증가율(25.7%)를 2008년 현재 우리나라의 10억원 이상 금융부자 수에 적용해 이런 수치를 산출했다.
연구소는 또 국내의 10억원 이상 부자는 2002년 5만5,000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7년에는 11만8,000명까지 늘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만5,000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3만2,000명으로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부자의 급격한 증가세는 한국은행 통계로도 확인된다. 연구소는 부자들이 통상 전체 금융자산의 30% 가량을 정기예금에 보유하는 점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3억원 이상 정기예금 계좌 수(한국은행 통계)도 2008년 8만2,300개에서 지난해에는 9만4,300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금융 자산가가 급증을 ▦50%가 넘는 최근 2년간의 국내 증시 상승률 ▦금 등 주요 투자자산 가격의 상승 ▦금융위기 직후 판매된 고금리 특판 예금 등에서 찾고 있다.
정희수 수석연구원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이 보유한 자산총액(부동산 포함)도 전년(305조원)보다 50.1% 늘어난 458조원에 달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부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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