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9ㆍ18을 기억하고, 댜오위다오((釣魚島ㆍ일본명 센카쿠 열도)에서 물러가라.”
만주사변(9ㆍ18 사변) 79주년이자 중국 국치일(國恥日)인 18일 오전11시. 중국 오성홍기와 반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20~30대 청년들과 베이징시민 100여명이 도심 창안제(長安街) 인근 주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댜오위다오의 반환과 구속된 중국 어선 선장의 석방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중국 공안 2,000여명이 일본대사관 주변에 배치돼 시위대의 대사관 접근을 저지했고, 일부 흥분한 시위자들은 일장기에 불을 붙이려다 공안들에 제지 당했다, 이들은 공안들을 향해 “매국노”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상하이(上海)ㆍ선양(瀋陽)ㆍ선전 등 다른 중국 대도시와 홍콩, 미국 뉴욕 등에서도 중국인들의 반일시위가 잇따랐다.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는 50여명이“중국인들이여 일어나자. 일본은 구속된 선장을 즉각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9ㆍ18 사변의 단초가 된 류타오거우(柳條溝) 철도 폭파사건의 무대인 선양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는 20대 청년 5명이 “나라의 치욕을 잊지 말자(勿忘國恥)”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뉴욕에서는 최근 20년간 최대규모인 1,000여명의 화교들이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반일 시위를 벌였다. 중국 해커들의 일본 정부사이트에 대한 공격도 잇따랐다. 중국 선장을 구속한 일본 검찰청과 방위성의 홈페이지는 이날 서버가 다운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한편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의 보수 언론은 이번 반일 시위를 ‘관제데모’라고 비판했다. 산케이 신문은 19일“베이징 등 중국에서 발생한 반일 시위는 시간과 구호, 행진코스 등을 모두 경찰이 관리했다”며 “국민의 불만을 분출시키기 위한 ‘관제 데모’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고 비난했다. 반면 중도 아시히(朝日)신문은 “당국의 엄격한 시위통제로 2005년의 과격시위 재연을 억제했다”고 상반된 보도를 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