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터넷쇼핑몰에서 신발 두 켤레를 주문한 정모씨. 카드로 12만6,000원을 결제한 뒤 제품을 배송 받은 정씨는 어이가 없었다. 한 켤레는 주문 색상과 다른 색상이, 다른 한 켤레는 표면에 얼룩이 있는 제품이 배달돼 온 것. 정씨는 해당업체에 반품을 요구했지만 배송비 5,000원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수취를 거부하겠다는 말에 분통이 터졌다.
바쁜 현대생활 속에 인터넷쇼핑몰을 이용률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제품 불량이나 반품 및 환불 거절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7일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ecc.seoul.go.kr),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총 거래액은 20조6,410억원으로 전년도(18조1,460억 원)에 비해 13.7% 늘어났다. 특히 올해 1분기 거래액만 5조9,00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7,000억원)보다 25.9%나 증가했다.
인터넷쇼핑몰 이용은 활발해지지만 서비스는 소비자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터넷 쇼핑몰 이용실태를 분석한 결과, 관련 피해상담은 8,3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566건에 비해 49%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상담 유형별로는 반품ㆍ환불 거절이 36.3%로 가장 많았고, 배송지연(21.9%), 사이트 폐쇄 등 연락 불가로 인한 피해(15.2%), 사기ㆍ편취(9.0%), 제품불량ㆍ하자(6.7%) 등의 순이었다. 피해 품목별로는 신발ㆍ가방이 42.2%(3,508건)로 가장 많았고 의류가 26.0%(2,161건), 화장품 4.0%(359건), 가전제품 3.8%(319건)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쇼핑몰 피해가 늘고 있는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한 제도적 맹점, 소액 거래가 많아 소비자가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법적 환불 기간이 7일 이내로 돼 있지만 아예 환불이 안 된다는 자체 규정을 내 걸고 있거나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 아예 전화연결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거래 안전장치가 있는지, 반품 규정이 확실한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이용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10만원 이상 거래 때 결제대금을 예치하고 있다가 소비자가 상품을 받은 뒤 대금을 건네주는 '에스크로'제도 운용 여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인터넷쇼핑 관련 피해가 발생하면 전자상거래센터로 적극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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