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톨스토이 내면 심리와 사상의 배경 분석
톨스토이 / 앤드류 노먼 윌슨 지음
올해 사망 100주년이 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세계를 ‘삶의 숭고한 의미를 향해 가는 구도자’라는 부제 아래 정리했다. 영국 학술원 회원으로 영문학자이자 작가인 저자의 면밀한 분석과 문학적 감수성이 조화를 이룬다. 토마스 만, 도스토예프스키 등 문호들의 평전을 엄선한 책세상 출판사의 ‘위대한 작가들’ 시리즈 18번째 책이다.
저자는 일기 등을 통해 톨스토이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관찰하는 한편, 그의 생애와 작품과 시대의 상관관계를 추적해 그 정신적 지향점과 사상의 배경을 분석한다. 특히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을 ‘보편적 가치’와 ‘개체의 자율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면서 둘을 대립시키지 않고 큰 틀 안에서 조망하는 안목이 돋보인다. 책의 묵직함이 부담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톨스토이의 문학과 인간에 대해 관심을 가진 독자에게 반가운 책이다. 이상룡 연세대 노어노문과 교수 옮김. 책세상ㆍ812쪽ㆍ3만8,000원.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 인터넷 서평꾼 '로쟈'의 세상 꼬집기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 지음
'로쟈'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인터넷 서평꾼 이현우씨의 두번째 서평집. 블로그를 비롯해 신문, 잡지 등 매체에 지난 10년 간 기고했던 서평들을 한 곳에 모았다. 시인 고 기형도의 <기형도 전집> ,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 한나 아렌트의 <칸트 정치철학 강의>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탐독한 147권의 책에 대한 사유의 흔적을 30개의 키워드아래 모았다. 칸트> 이기적> 기형도>
그의 글 곳곳에는 강한 현실비판 의식이 투영돼 있다. 서평을 그냥 글쓰기가 아니라 '비평행위'로 여기는 저자의 자의식을 엿볼 수 있다.
'과두정은 부자의 이익을 위한 통치형태이며 민주정은 빈자의 이익을 위한 통치형태'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구절에 밑줄을 그으며 '강부자 고소영 내각'을 꼬집고, 일본 우익의 사상적 본질을 해명한 마쓰모토 겐이치의 <일본 우익사상의 기원과 종언> 을 읽으며 반공주의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한국 우익의 사상적 빈곤을 비판한다. 현암사ㆍ604쪽ㆍ1만8,000원. 일본> 정치학>
이왕구 기자
● 산소는 지킬 자리와 떠날 때를 안다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 / 황영애 지음
총각 선생님이 좋아 화학에 흥미를 느낀 후 40여년 간 한 우물을 판 황영애 상명대 교수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화학 이야기. "화학이 얼마나 아름다운 학문인지 알려주고 싶었다"는 그는 원자의 구조부터 플라즈마, 동소체, 오존, 촉매, 엔트로피 등 19가지 화학적 개념과 현상을 인생에 빗대 설명하고 거기서 삶의 지혜를 추출한다.
주위 환경에 따라 금속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산소의 성질에서 '지킬 자리와 떠날 때를 아는' 지혜를 보고, 에너지보존의 법칙에서 '잃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얻는 것이 있게 마련'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의 화학 예찬에 요즘 사회를 비춰보게 된다.
"화학은 공명정대했다. 하나가 모자라면 상대방에게 내 것을 내어주었고, 어떤 욕망 따위에도 휩쓸리지 않는 꿋꿋함을 갖고 있었으며,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것은 없었다." 교양서로도 좋고, 과학과 인문학의 '화학적' 결합에 관심있는 과학도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더숲ㆍ256쪽ㆍ1만4,000원.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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