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자에 대해 소개하자면, 이스라엘 사람인 엘리야후 골드랫(62)은 물리학 박사 출신의 경영이론가다. 경영학을 공부한 적은 없지만 물리학 연구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경영혁신 이론인 제약이론(Theory of Constraints)을 창안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제약이론은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제약이 되는 가장 취약한 부분을 찾아 집중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으로, 이를 소개한 경영서 은 1984년 출간 후 세계적으로 800만부가 팔렸다.
에는 1명의 저자가 더 등장한다. 골드랫의 딸이자 조직심리학자인 에프랏 골드랫-아쉬라그다. 두 사람은 이 책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기업이 어떻게 합리적으로 각종 문제점들을 제거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아버지는 뉴턴의 운동법칙, 자유도, 복잡계 등 물리학의 개념을 도입한 설명 방식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딸은 끊임없이 아버지의 논리에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인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대화 내용을 쉽게 요약 정리하는 것도 딸의 몫이다.
물리학 개념을 빌려 왔다고 해서 생각만큼 머리가 아프지는 않다. 예를 들어 뉴턴의 운동법칙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렇다. 뉴턴이 운동의 3가지 법칙을 발견하기 전까지 물체의 움직임은 너무나 복잡하고 무질서하게 보였지만, 뉴턴은 "왜?"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연은 극히 단순하며 스스로 조화를 이룬다는 내재적 단순함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아무리 복잡한 조직의 문제라도 그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결국 아주 적은 개수의 공통 원인, 즉 근본 원인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골드랫의 주장이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진 인간 개개인으로 구성된 조직이 물질세계보다 훨씬 복잡하지 않냐"는 딸의 반문에 골드랫은 그가 컨설팅했던 기업의 실제 사례를 제시한다. 무려 8만 종류의 품목을 다루는 의류 브랜드에서 골드랫은 품절, 즉 재고 부족이라는 단 하나의 핵심적 갈등 현상을 뽑아내고, 운송 방식과 생산 주기를 바꿔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5년 만에 순이익을 8배나 증가시킬 수 있음을 입증한다.
흔히 사람들은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가 많을수록 시스템이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시스템의 복잡함을 결정하는 것은 자유도라고 지적한다. 아무리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꼬여있더라도 각각의 인과관계와 연관성을 살폈을 때 전체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 손을 대야 할 지점이 적을수록, 즉 자유도가 낮을수록 문제를 해결하기 쉽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겉으로 보이는 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는 명확한 사고를 통해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남을 탓하는 습관,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믿음, 갈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등의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업 경영뿐 아니라 개인의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원칙들이다. 저자 역시 "이 책의 전체 주제는 충만한 삶을 사는 법"이라고 말한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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