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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말 못할 사정 있나… 당대표자회 연기 침묵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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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말 못할 사정 있나… 당대표자회 연기 침묵 일관

입력
2010.09.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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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3차 대표자회를 연기한 북한의 말 못할 속사정은 무엇일까. '9월 상순' 회의 개최가 물 건너 갔는데도 북한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국의 공식 입장 표명은커녕 북한 언론 매체들마저 16일까지 당 대표자회와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전하지 않았다.

북한은 2005년에도 주요 정치행사인 최고인민회의를 3월 9일에서 4월 11일로 한 달 가량 늦췄었다. 하지만 당시는 최초 공고일 닷새 전에 "대의원들의 제의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연기 방침을 외부에 공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회의 연기 배경을 두고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대북 매체들이 제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날 "후계자 김정은의 공개 여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 대표자회 연기 이유를 권력 암투설쪽으로 돌렸다. 이 방송은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이달 초 평양에서 당 대표자회 예비회의가 열려 김정은을 공개할지 여부가 논의됐다"며 "김정은의 공개와 관련된 당 지도기관의 재편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대북 라디오 매체인 열린북한방송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개혁ㆍ개방 노선에 대한 북한 내부의 의견 대립을 앞세웠다. 이 방송은 북한 소식통의 전언을 빌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가 가장 크고, 다음은 김정은의 공식 등장을 앞두고 선군정치 체제에서 어느 정도로 개혁ㆍ개방 수위를 가져갈지 논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북한 당국의 이례적인 침묵이 수상하다는 관측도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상당수의 지역 대표자들이 평양에 집결한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북한이 비공개로 당 대표자회를 진행하고 적당한 시점에 회의 결과를 깜짝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NHK방송은 이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당초 이달 7일 당 대표자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평양에 주재하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의 대사에게 초대장을 보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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