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긴 연휴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시간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추석 때 가 볼만한 곳으로 서해 5도를 추천했다. 인천 옹진군의 서북쪽 해역의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소연평도 등이 그곳이다.
북방한계선(NLL)을 사이에 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의외로 평온하며 여느 섬들처럼 정겹고 아늑한 곳들이다. 서해5도의 여러 섬에는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해안절경이 즐비하다. 백령도의 두무진 기암과 콩돌해변, 대청도의 모래사막과 소청도의 분바위, 연평도의 빠삐용바위, 소연평도의 얼굴바위 등의 해안절경은 먼 뱃길의 수고로움을 잊게 만든다.
백령도
백령도는 우리나라의 최서북단에 위치한 섬이다. 용기포 선착장에 도착한 관광객들에게 맨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사곶해수욕장(천연기념물 제391호)이다. 폭 200~300m, 길이 3km의 백사장 전체가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규조토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자동차가 마음 놓고 지나다닐 수 있고, 비상시에는 비행기의 이착륙도 가능하다.
백령도 제일의 해안절경은 서북쪽 끝의 두무진이다. 해안산책로를 따라서 10여분쯤 걸으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만큼 웅장한 해안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랜 세월 비바람에 마모되고 파도에 깎여나간 선대암,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형제바위 등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남동쪽 해안에 위치한 남포리 콩돌해변도 백령도가 아니면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길이 1km 가량의 해변 전체가 콩처럼 자잘한 돌로 가득하다.
해변은 맨발로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 밑에서 들려오는 '자그락 자그락' 소리도 듣기 좋고, 파도에 쓸릴 때마다 콩돌이 쏟아내는 해조음도 마음을 편하게 어루만져준다. (032)836-1771
대청도 소청도
대청도는 백령도의 4분의1 크기로 도보여행이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대청도의 해변에는 대부분 모래가 깔려 있다. 특히 농여해변과 답동해변 사이의 대청도 북쪽 해안에 위치한 옥죽동해변에는 길이 2km, 폭 1km 규모의 광활한 모래사막이 형성돼 있다. 옥죽동해변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에 형성된 모래사막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옥죽동해변과 이웃한 농여해변은 시원스런 백사장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독특한 풍치를 자아낸다.
사탄동해변에서 구불구불한 오르막길을 올라서면 독바위해안과 소청도가 훤히 바라보이는 곳에 당도한다. 독바위는 수만 겹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갯바위인데, 그 풍광이 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웅장하다.
대청도의 남쪽에 위치한 소청도는 대청도의 4분의1 크기다. 이곳엔 온통 하얗게 분칠을 해놓은 듯한 분바위가 있다. 달빛을 받으면 하얀 띠를 두른 것 같다고 해서 '월띠'라고도 불린다. 소청도 서쪽 끝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는 소청도등대가 서 있다. 1908년에 세워진 이 등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등대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대청면사무소(032)899-3616
연평도 소연평도
꽃게로 유명한 연평도의 서남쪽 언덕에 자리한 등대공원은 북녘의 하늘과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이는 해넘이와 노을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등대공원 아래에는 팔작지붕의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진 관광전망대가 있다. 1층에는 연평도 조기잡이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자료가 전시된 조기역사관이 있고, 2층에는 사방으로 시야가 훤한 누마루형태의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연평도 빠삐용바위는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탈출하기 위해 바다로 몸을 던진 그 절벽을 닮았대서 이름이 붙여졌다. 높이 40여m의 깎아지른 암벽과 푸른 바다, 하얀 백사장 등이 한데 어우러져서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연평도 북쪽 해안에 위치한 구리동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백사장이 깨끗해서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 있다.
소연평도는 손바닥만한 섬이지만, 얼굴바위 같은 해안절경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간간이 이어진다. 이 섬의 동남쪽 해안에 위치한 얼굴바위는 사람의 옆얼굴과 똑같이 생겨 큰바위얼굴을 연상케 한다. 소연평도에 접근하는 여객선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바위이다. 연평면사무소(032)899-3450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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