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월 상순' 개최를 예고했던 조선노동당 3차 대표자회 개최가 연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소식통은 15일 "북한 당국의 고위관리들이 북한에 상주하는 국제기구 관계자들에게'수해 때문에 당 대표자회가 연기됐다'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이번 회의에서 공식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던 만큼 당국이 최근 극심한 수해로 인한 민심이반 등을 고려해 연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15일)은 (당 대표자회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연기 배경에 대해 "수해가 이유일 수도 있고,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북한에) 내부 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도 이날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 "14일 저녁까지 (홍수 피해 등으로)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당 대표자회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며 "평양에 모여 개회를 기다리던 전국 각지의 대표자들이 15일 아침 연기 방침을 통보 받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44년 만에 열릴 예정이던 당 대표자회가 무산될 만큼 북한에 뭔가 특별한 사정이 생긴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 언론 매체들은 이날 당 대표자회에 대한 소식을 보도하지 않아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대표자회 연기를 둘러싸고 "이상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그 배경으로 홍수 피해,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김정은 후계구도를 둘러싼 북한 내부의 권력갈등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 전문가는 "연기된 당 대표자회는 당 창건일인 10월10일 전후에 개최될 수도 있고, 조만간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6월23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결정서를 통해 "조선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당 대표자회를 9월 상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