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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사랑 운동 추석맞이 나눔행사/ 경북 문경시 점촌中 씨름선수 정창욱군에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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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사랑 운동 추석맞이 나눔행사/ 경북 문경시 점촌中 씨름선수 정창욱군에 장학금

입력
2010.09.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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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티를 아직 벗지 못한 어린 시골뜨기 민속씨름선수지만 꿈은 실로 원대했다. 씨름이 67억 지구촌 사람들의 대중 스포츠가 되고 정식 올림픽 종목이 되게 하겠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이 당찬 꿈의 주인공은 경북 문경시 점촌중 3년생 정창욱(15)군.

키 175㎝, 몸무게 73㎏(용장급)에 들배지기가 주특기인 정군은 지난달 하순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64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올해 들어서만 5회 출전한 전국대회를 모두 휩쓸어 차세대 예비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는 출전 때마다 예선부터 결선까지 전 경기를 2대 0으로 상대를 물리칠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구사해 ‘제2의 이만기’로 불리고 있다.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6학년 때 씨름을 시작한 정군은 한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비로소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훈련법과 기술을 익히던 정군은 표준 기술을 자신의 신체 조건과 취향에 맞게 변형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위해 훈련 프로그램도 스스로 하는 새벽 산 타기 운동에다 학교에서 하는 오전 오후 밤운동까지 하루 4차례로 구성했다. 매일 10시간 이상 땀으로 범벅된 체육복을 입은 채 모래 바닥을 뒹굴다 보니 온몸에 난 상처가 아물 틈이 없다.

정군이 씨름 정복을 위해 고된 싸움을 벌이는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자식을 훌륭한 씨름선수로 키우겠다던 정군의 부친이 4월 17일 시합이 열리던 경남 진주시로 가다 만취 운전 차량에 부딪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정군은 그 충격으로 선수 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지만 아버지의 뜻을 받들기 위해 마음을 고쳐 먹었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일보과 국민은행, 내고장사랑운동본부는 정군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내 고장 사랑운동’의 ‘추석맞이 사랑나눔’ 행사 지원 대상으로 정군을 선정하고 학자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정군은 9일 어머니 ()씨와 이춘대 점촌중 교장, 신현국 문경시장과 함께 교복 차림으로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를 방문했다.

정군의 손을 꼭 부여잡은 이 교장은 “씨름장도 없고 전담 코치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정군이 전국을 평정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며 정군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부탁과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교장은 “정군이 씨름에만 전념하려면 지속적 후원이 절실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정군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며 “정군이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면 기업과 지자체 홍보도 저절로 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신 시장은 “정군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화답했다.

정군은 “최고 선수가 되는 것만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로해 드리는 것”이라며 “씨름을 미국 등 세계인의 스포츠로 전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내 고장 사랑카드’ 사용을 통해 조성된 기금 중 1억3,000여만원을 ‘추석맞이 사랑나눔’ 행사를 통해 전국 214개 가정에 지원했다.

문경=김용태기자 kr8888@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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