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가 15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14일 연례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2015년까지 전세계 기아인구를 절반 이상 줄인다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날 발표된 FAO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기아인구는 9억2,500만명으로 지난해 10억230만명보다 9.6% 줄었다. 기아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인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 지난해 6억5,800만명에서 올해 5억7,800만명으로 12%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기아 인구가 여전히 30%로 나타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FAO는 기아인구 감소는 2008년 이후 국제, 국내 식량가격이 하락한데다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경제환경이 보다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15년까지 세계 인구 중 기아 인구를 10% 수준으로 낮춘다는 유엔 MDGs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전세계 기아 인구 약 98%가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고 40% 이상이 중국과 인도에 거주하는 구조적 문제는 당장 해결하기 힘들다.
또 서아프리카 니제르의 경우 최근 700만명이 기근 위협에 처했으며 파키스탄은 대홍수로 농지 대부분이 황폐해졌다. 러시아는 극심한 가뭄과 화재로 밀 등 곡물 수확량이 급감, 곡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자크 디우프 FAO 사무총장은 "최근 식량가격 인상으로 MDGs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엔은 오는 20일에서 22일까지 뉴욕에서 유엔 새천년개발목표 정상회의를 열어 세계 빈곤 퇴치와 관련한 문제를 핵심 의제로 논의할 방침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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