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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영화 - 추석특집 영화

입력
2010.09.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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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올 추석 연휴에는 극장가의 상차림도 푸짐하다. 이 기간 극장에 내걸리는 한국영화만 독립영화를 포함해 총 7편. 외화도 3편이 추석 황금기를 겨냥해 16일 개봉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액션과 애니메이션, 예술영화까지. 다종다양한 영화가 추석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사랑, 사랑, 달처럼 밝은 사랑

최근 충무로를 사로잡은 장르는 스릴러. 청춘 남녀의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는 설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추석엔 로맨틱 코미디 2편이 스크린을 비춘다. 연애엔 젬병인 남자가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른바 연애 흥신소 직원의 활약을 담은 '시라노; 연애조작단', 경마를 매개로 서로 새 삶을 찾을 수 있게 돕는 남녀의 사랑을 그린 '그랑프리'가 로맨스 영화의 부활을 노린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탄탄한 이야기 구성과 맛깔 나는 유머가 최대 장점.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 등을 만든 김현석 감독의 섬세한 연출도 눈길을 잡는다. 프랑스의 고전 희곡 '시라노 드 벨주락'을 변주한 영화다. 한 추남이 자기 부하를 위해 자신의 짝사랑에게 연애 편지를 대신 쓰는 사연을 담은 이 희곡에서 제목을 따왔다.

'그랑프리'는 제주도 풍광을 배경으로 한 호쾌한 승마 장면을 볼거리로 내세운다. 청춘 스타 김태희가 젊은 관객층을 호객하지만 헐거운 연애담이 약점으로 꼽힌다.

명절 스트레스도 날릴 액션, 그리고 액션

지난 9일 개봉, 추석 시장을 선점한 '해결사'는 정치적 음모에 휘말린 전직 형사의 활약을 경쾌한 화법으로 그려냈다. 수시로 이어지는 액션 장면과 오달수, 송새벽, 이성민 등 감초 연기자의 웃음기 깃든 활약을 흥행 무기로 삼았다. 개봉 첫 주 60만이 넘는 관객이 보며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명작 '영웅본색'을 한국적 상황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낸 '무적자'는 충무로에선 보기 드문 총격전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원수처럼 사이가 벌어진 탈북 형제의 가슴 아린 형제애와 남자들의 의리가 피와 눈물에 젖어 펼쳐진다. 여자라곤 스크린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남성 영화. 관객에게 눈물을 강요하는 듯한 극단적인 결말과, 탈북자의 정서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 흐름이 눈에 거슬린다.

할리우드 SF액션 영화 '레지던트 이블4: 끝나지 않은 전쟁 3D'는 바이러스가 지구를 덮친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화려한 무용과도 같은 액션을 선보인다. 강인한 여전사 이미지를 지닌 밀라 요보비치의 수려한 몸동작이 입체화면을 통해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성긴 이야기 구조 위에서 펼쳐지는 '묻지마 액션'이 좀 허무하게 느껴진다.

가족이 함께해 더욱 즐거운 추석

9일 개봉, 흥행 순항 중인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마루 밑 아리에티'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청정 애니메이션. 어느 교외의 오랜 주택에 숨어사는 소인들과 인간의 관계를 수채화풍 화면에 담아낸다.

악당이 주인공인 기이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도 가족용이다. 누가 더 나쁜 놈인가 경쟁하는 등장인물들의 범죄 행각이 예상 밖의 웃음과 호기심을 자아낸다.

지구를 위협에 몰아넣는 한 악당 고양이에 맞선 고양이와 개의 연합전선을 그린 '캣츠 앤 독스2'는 아이들이 더 관심을 쏟을 영화다. 컴퓨터 그래픽에 힘입어 인간처럼 행동하는 고양이와 개의 활약상이 동심을 사로잡을 만하다. 아이 눈높이에 맞춘 영화이다 보니 자녀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은 어른들의 실망 지수는 좀 높을 영화.

15세 이상 관람가인 코미디 '퀴즈왕'은 중고생 자녀를 둔 가족이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젊은 연인이나, 친구들끼리 관람해도 무방하다. 상금 133억원이 걸린 TV 퀴즈쇼의 마지막 문제 정답을 알게 된 사람들이 벌이는 소동이 배꼽을 노린다. 장진 감독의 재치와 유머가 가득하나 이야기의 깊은 맛은 찾기 힘들다.

명절에도 외면할 수 없는 예술영화

예술영화도 한가위 보름달 아래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주류 상업영화의 위세에는 크게밀리지만 충성도 높은 시네필들의 극장행을 기대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영화계에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한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옥희의 영화'도 추석 시즌 흥행 수확을 기대한다. 느슨하게 연결된 독립적인 단편 4개로 이루어진 '옥희의 영화'는 홍 감독 특유의 블랙 유머와 현실에 대한 면밀한 관찰력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시' 등을 제치고 영예의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태국 아피차퐁 위라세타쿨 감독의 '엉클 분미'도 16일 개봉, 추석 극장가 한 귀퉁이를 차지했다. 태국의 과거에 동양적 판타지를 포갠 난해한 영화이지만 예술영화 애호가를 자부하는 관객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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