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사장은 직무정치 처분을 받은 뒤 “서운한 점이 있지만 이사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혐의가 풀리면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말해 명예회복 및 직무복귀 의사를 강하게 표시했다. 그렇다면 검찰수사에서 그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반격카드’는 뭘까.
일단은 무죄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 사장은 이사회에서 배임ㆍ횡령과 관련해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는 구체적 자료를 내놓으며 고소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친인척 관련 대출의혹에 대해서는‘가족관계증명서’를 내놓았고, 부당대출 부분에선 당시 대출책임자를 증인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상황전개가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소극적인 무죄입증 차원을 넘어, 라응찬 회장을 직접 겨냥하는 카드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신한측이 신 사장의 횡령증거로 제시한 이희건 명예회장 고문료 문제에 라 회장도 직간접적으로 개입됐다는 점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신 사장측은 “라 회장이 이 명예회장 자문료 15억6,000여만원 가운데 일부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신 사장이 최악의 경우 라 회장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지는 금융실명제 위반과 관련된 부분을 건드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라 회장의 50억원 비자금 및 차명계좌 의혹이 사실이라면 누구보다 신 사장이 가장 잘 알고 있지 않겠느냐’는 게 금융권 관측. 하지만 신 사장 주변에선 ‘신 사장이 명예롭게 퇴진하기 위해 라 회장에게 내놓을 협상카드일 뿐, 검찰이나 금융당국에 폭로할 카드는 아니다’는 분석이 더 많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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