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 어머니께.
오늘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안타까운 마음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몇 말씀 올립니다. A양을 중매한 지 어느덧 3년이 흘렀군요. 아는 분의 따님이라 나름대로는 좋은 사람을 많이 소개했고, 그동안 서른 번이 넘는 맞선을 주선했습니다.
그 사이 따님의 결혼 적령기는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성상은 처음 만났을 때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지금처럼 따님을 대리해 계속 거절만 하신다면 따님은 결혼시기를 놓쳐버리고 말 수도 있습니다. 현실은 어머니의 생각과 다릅니다.
적령기 넘긴 여성 1년에 20%씩 눈높이 낮춰야
따님 연령대에 맞는 30대 초중반 이상의 남성들은 대부분 결혼을 했습니다. 게다가 따님이 찾는 잘난 남성들은 여성의 외모와 직업을 따지고, 어린 나이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따님은 30대, 말 그대로 노처녀입니다.
결혼적령기를 넘기면 여성은 1년에 20%씩 눈높이를 낮춰야 합니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집안이 마음에 안 든다, 그 나이에 뭣 하느라 과장 밖에 못 됐느냐, 이마가 너무 넓다 등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줄곧 거절만 하고 계십니다.
원하는 조건이 10가지라면, 다 맞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나 그런 사람은 만나기 힘들고, 설령 만난다고 해도 느낌이나 대화가 통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조건들 가운데 포기할 수 있는 것을 하나 둘씩 빼면서 만남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일방적인 요구 조건에 부합하는 상대를 소개받기를 원하다가는 결국 아무 결실도 없이 시간만 낭비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는 결혼연령대의 딸을 둔 한국 어머니들의 상당수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실에서 자녀 결혼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은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들의 인식이 정확하지 못하면 자녀는 인생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어머니의 자식사랑이 지나쳐 오히려 자식의 결혼을 잘못 이끄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이렇게 뼈아픈 말씀을 드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의미한 소개로 시간을 좀먹느니 과연 어떤 사람이 따님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좋은 신랑감인가를 알리는 것입니다.
학벌 등 조건 보다는 사람 봐야
전문직이요? 그 사람이 단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그 일을 한다면 결코 좋은 직업이 아닙니다. 작은 기업에 다니더라도 거기서 미래를 준비하며 신나게 일하고 있다면, 최고의 직업이지요. 조건도 중요하지만, 따님이 존경할 수 있는 인격을 갖춘 상대라야 합니다. 학벌지상주의로 키우다 보니 최고의 학벌을 가졌건만 결혼생활에는 부적격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따님의 마음이 가는 건강한 남성이 바로 결혼상대입니다.
물론, 이제 와서 기준을 낮추려면 좀 억울한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 정도 상대와 결혼하려면 진작에 했을 것'이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따님이 좋은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십시오. 지금이라도 조건이 아닌 사람을 보셔야 합니다. 따님이 결혼상대를 선택하는 것 같지만, 따님 역시 상대의 선택을 받는다는 점을 잊지 마셔야 합니다.
어린 사람이 주제 넘는다고 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A양을 조카처럼 여기기에 진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 남녀본색
미혼여성이 만남에서 결혼까지 소요되는 기간에는 연령별 차이가 있을까?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미혼남성과 결혼한 26~36세 미혼여성 1,331명을 대상으로 만남에서 결혼까지의 소요기간을 알아봤다.
조사 대상자 중 연령대가 가장 낮은 26세가 만남에서 결혼까지 345일로 가장 길었고, 이후 여성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결혼까지의 소요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세 315일, 30세 280일, 33세 252일, 36세는 245일이었다.
연령대가 낮으면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충분한 교제기간을 가질 수 있지만, 연령이 높아지면 결혼이 급하기 때문에 다소 서두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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