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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업 생태계의 수평적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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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업 생태계의 수평적 상생

입력
2010.09.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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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와 같은 세계 최고의 명문 축구팀은 최우수 선수들로 구성되고 철저한 수평적 경쟁체제로 운영된다. 물론 선수들에게는 능력과 성적, 기여도에 따른 정당한 보수와 성과급이 주어진다. 선수의 기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평상시 훈련과 몸 관리에 구단과 선수가 협력하여 최선을 다한다.

건강한 사회적 협력의 틀을

수많은 기업과 부품 소재가 만나 하나의 제품이 나오는 현재의 산업기술 융합 시대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또는 동반 발전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갤럭시 군단의 경쟁도 누가 보다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파트너십의 건강한 생태계를 구성하느냐의 문제다. 월드컵 4강 신화의 바탕도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 사이에 수평적, 협력적 관계를 구축한 데 있다.

기업 생태계의 상생 정책도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수평적 관계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중소기업이 독자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맞춰져야 한다. 현재 대기업이 주도적으로 제시하는 각종 상생 지원정책은 환영하지만, 자칫 시혜적 차원에서 '갑을 관계'를 고착시키거나 연장시키는 효과를 내포하고 있지 않은지 세밀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

더불어 정부의 금융 세제 R&D 인력 등 각종 지원정책이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오히려 종속관계 편입에 기여하고 있는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과 사실상 전속적 관계에 있거나 특정기업 납품에 안주하는 중소기업의 지원은 신중해야 한다.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고 자신의 기술과 전문 분야에 모험을 거는 중소기업에 집중되어야 한다.

둘째, 선수의 기량 향상이 명문팀의 핵심 요건이듯 기술개발과 신뢰성 향상을 중심으로 상생 시책을 강화하고, 기술개발 성과물이 참여 중소기업에 확실히 귀속되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기술지원 기관의 3자가 동등하게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부품소재 신뢰성 사업은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본다.

셋째, 스포츠 선수들이 합당한 보수와 성과급을 받아야 하듯이 실력 있는 중소기업이 정당한 대가와 성과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거론되는 상생지표를 통한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 감시 제도를 깊이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CEO에게 수익률 이익 시장점유율 생산량과 같은 일방적인 숫자 목표가 주어지면 중소기업 쥐어짜기를 피할 수 없다. 누가 더 협력적이고 수평적인 관계로 건강한 생태계를 형성하는지가 기업 경영관리 지표가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애플이 개발자들과 3:7 비율의 성과배분 구조로 윈윈(win-win)관계를 이룬 것과 같이 완성품 및 부품소재 업체 간에 적정한 성과배분 비율을 명확히 제시, 우수한 중소기업이 경쟁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하는 개방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3:7 배분은 정서적, 심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숫자로 참고할 만하다.

중소기업의 국제 경쟁력 긴요

넷째, 기업의 글로벌 동반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박지성 선수를 비롯하여 맨유팀 선수의 60% 이상이 외국 출신인 것과 마찬가지로 참여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량을 갖추어야 세계 최고 팀이 될 수 있다.

엊그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기조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상생과 동반성장 정책이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최고 명문팀을 만드는데 기여하길 기대한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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