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부터 받은 용돈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호화생활을 했다는 내용의 방송으로 물의를 빚은 '4억 명품녀' 논란이 방송사와 출연자 간의 진실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Mnet '텐트 인 더 시티'에 출연한 김모(24)씨는 13일 한 인터뷰를 통해 "방송사가 내 현실을 10배쯤 과장했다. 나는 작가가 준 대본대로 읽었다. 금주 중 Mnet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녹화 때 작가들이 내가 말할 내용을 보드에 적어 지시하는 등 방송이 대본대로 진행됐다"며 "방송에 2억원짜리로 소개된 목걸이도 작가들에게 4,000만원짜리라고 말했는데 '조금 업시켜도 되겠네'라며 부풀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가들이 미팅에서 '최대 어느 정도 액수의 명품을 입고 올 수 있냐'고 묻기에 '1억원이 채 안 될 것'이라고 대답했는데, 현장 대본은 '3억원어치 명품을 입고 있다'고 나와 있었고, 녹화 과정에서 다시 '총 4억'이라고 적어 보여주며 그렇게 대답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제작진은 "방송에 나간 내용은 모두 김씨가 스스로 한 말"이라며 "실제 방송은 오히려 순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프로그램의 작가 김모씨는 14일 "'어느 정도 하고 오느냐'는 질문에 김씨가 '윗도리, 아랫도리 합해서 3~4억 정도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쪽대본에 예상 답변으로 3억이라고 적어놨는데 현장 질문 때 본인이 4억이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김씨가 처음엔 방송내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세무조사 이야기가 나오자 'Mnet이 과장 방송을 했다고 말해달라'는 투로 얘기했다"며 "일반인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까 봐 쪽대본을 보내주긴 했지만, 연기를 시키거나 조작을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Mnet 방송기획팀장 황금산씨는 "방송사가 개인을 상대로 직접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못해 대응을 자제했으나 김씨의 거짓말로 Mnet이 피해자가 됐다"며 "이제 팩트 대 팩트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Mnet은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전 인터뷰 자료와 녹화 전 과정을 기록한 동영상 파일을 제출하는 등 '조작 방송' 혐의를 벗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Mnet이 요구하지도 않은 자료를 알아서 보내온 것을 보면 상당히 억울하다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Mnet은 동영상 파일 등과 함께 논란이 불거진 후 이 프로그램 방송작가가 김씨와 통화한 내용 등도 녹음자료 형태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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