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인 임천공업의 지분을 보유 중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자녀들이 해당 주식을 액면가의 절반 값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가운데, 임천공업의 지분을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 회장의 자녀들이 보유 중인 사실이 확인(본보 7월14일 12면)되면서 검찰 수사에 이목이 쏠려 있다.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동열)는 임천공업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2008년 천 회장 자녀 3명이 임천공업 주식 14만주를 총 7억원에 사들인 사실을 파악했다. 이 회사 주식 액면가(1만원)의 절반인 주당 5,000원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임천공업이 천 회장 측에 일종의 특혜를 제공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조선업계가 호황이었던 데다, 실제 임천공업도 2008년 순익이 130여억원에 달할 정도로 상황이 좋았던 때라 굳이 싼값에 주식을 매각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천 회장이 남 사장의 연임을 도와주는 대가로 협력업체의 특혜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은 사장 임명권을 사실상 정부가 쥐고 있는데, 참여정부 때인 2006년 3월 사장직에 오른 남 사장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유임되다가 지난해 3월 연임에도 성공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수사의 본류와는 상관 없는 부분”이라며 “액면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매매가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천 회장 자녀들이 2008년 임천공업 및 계열사 2곳의 지분 수십억원어치를 취득한 것과 관련해 주식 구입자금 출처와 취득 경위 등은 계속 살펴볼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7일 구속한 임천공업 이모 대표를 회사자금 500억원 이상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으로 15일 구속기소한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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