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하틀리(58)는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타이어 조립공장에서 12시간 교대근무로 일하는 '블루칼라'다. 무게 9㎏짜리 고무 타이어를 하루 300번 이상 날라야 하는데, 60세를 앞두다 보니 요즘 통증이 심해졌다. "디저트로 진통제를 먹으며 버틴다"는 그는 조기퇴직 할 경우 받는 연금만으로는 생계비와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은퇴를 늦추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세계적인 정년연장 추세에 따라 블루칼라들이 더 팍팍한 처지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정상적으로 사회보장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는 66세. 그 이전에 은퇴할 경우 금액이 깎인다. 게다가 미국 상당수 기업들이 채택한 확정기여형 기업연금(401K)이 주식시장 폭락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으면서 수령액이 절반가량으로 준 경우도 속출했다.
백악관은 초당파적 위원회를 구성해 고갈위기에 직면한 사회보장연금 시스템 개혁을 추진 중인데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제일 먼저 다뤄질 내용이 은퇴연령 상향 조정인데 이렇게 되면 자연히 연금수령 시기도 늦춰지기 때문이다. 위원회를 이끄는 존 보너 공화당 원내대표는 20년 내 은퇴연령을 70세로 높여야 한다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 논의가 지나치게 사무직종에만 맞춰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70세가 넘어서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화이트칼라와는 달리 블루칼라는 체력의 한계가 일찍 오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조사에 따르면 55~65세 노동자의 29%가 만성통증을 호소했고, 46%는 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뉴욕에 있는 사회연구 교육기관 뉴스쿨의 테레사 길라두치 교수는 "비교적 일찍 생업현장에 뛰어드는 블루칼라들이 더 오랜 기간 연금을 붓고도 불이익을 당한다"며 정년연장이 특히 저소득층에게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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