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은 이제 안녕!’
지난 20여년 간 경기 화성시 뒤에는 미제로 남은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은 음습하고 어두침침한 당시 화성의 이미지를 전 국민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하지만 화성은 어느새 인구 50만명의 대도시로 커졌고,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꼽히고 있다.
14일 화성시에 따르면 최근 화성시 인구가 49만9,500명을 돌파, 인구 5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동탄신도시에 1,200여 가구를 수용하는 주상복합인 메타폴리스가 이달 초 준공돼 입주가 진행 중이라 전출자와 사망자를 빼더라도 이르면 16일이면 인구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 3월 21일 시 승격 당시 인구가 21만 여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전례가 없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시는 50만 번째 시민에게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화성 인구가 50만명이 되면 수원 성남 고양 등에 이어 도내에서 9번째 대도시 자리에 오르게 된다. 전국의 시 73개 중에서는 14번째다. 올해 1월 화성보다 인구가 많았던 경남 김해시는 아직 1,200명 정도가 부족해 연말에 5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인구 50만 이상 시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방자치법에 행정 및 재정 등에 대한 특례를 둬 직접 지방공사나 공단을 설립·운영할 수 있다. 용도지역과 도시개발사업, 개발제한구역 등을 좌지우지하는 도시관리계획권과 30만㎡ 미만 일반산업단지 지정권도 도지사에서 시장으로 넘어온다. 도의 지도·감독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도시를 꾸려갈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간 화성의 급성장을 뒷받침해 온 것은 편리한 교통과 잇단 택지개발이다. 2001년 말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되며 화성에는 매송IC, 비봉IC, 발안IC가 생겼고,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지자 발안, 봉담, 향남1·2, 동탄신도시 등 택지개발사업이 잇따랐다.
해양관광산업이 집중 육성되는 서해안에 접해 있는데다 서울(605.28㎢)보다도 면적(688.28㎢)이 넓어 앞으로도 개발 가능성은 엄청나다. 수도권 최초의 마리나항인 전곡항과 국내 최초의 해양산단인 전곡해양산업단지, 송산그린시티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조성, 국토해양부가 경기도 제안을 수용하며 급물살을 타고 있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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