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천재’에서 새로운 테니스 황제로 등극한 라파엘 나달.
15세에 프로에 데뷔한 나달이 불과 9년 만에 새로 쓴 테니스 역사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나달은 이번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이후 41년 만에 한 시즌동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을 석권한 선수로 금자답을 쌓았다.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형택 KBS N해설위원은 “나달이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페더러조차도 밟지 못한 한 시즌 3개 그랜드슬램 대회를 석권했다는 것은 당분간 그의 상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그랜드슬램대회만 놓고 보면 9년 동안 통산 26번 참가해 이중 9차례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이는 22번 참가해 9차례 정상에 오른 비외른 보리(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 호기록이다. 로저 페더러가 30번 도전해 9차례, 피터 샘프러스는 31번째 무대에서 9번 정상에 오른 것과 비교된다.
나달은 또 스페인 선수로는 75년 마누엘 오란테스 이후 35년 만에 US오픈 정상에 올랐고, 왼손잡이 챔피언으론 84년 존 매켄로(미국)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나달은 이어 페더러가 보유한 16개의 그랜드슬램타이틀 기록을 깰 유일한 선수로도 꼽힌다. 왜냐하면 페더러가 나달과 같은 24세땐 6개의 그랜드슬램타이틀만 보유하고 있었다.
당초 나달은 2005년부터 프랑스오픈을 지배하며 클레이코트 전문플레이어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8년 윔블던에 이어, 2009년 호주오픈을 거머쥐며 잔디코트와 하드코트에서도 통하는 실력을 입증하면서 무적의 레이스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밖에 올 시즌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클레이타이틀(몬테카를로, 로마, 마드리드)을 모두 석권해 ‘클레이 슬램’이란 신조어를 쓴 나달은 ATP투어 타이틀도 18개나 차지해 최다 우승자로 남아있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나달은 역대 그랜드슬램대회 단식 우승 기록에서 지미 코너스(미국), 이반 렌들(체코), 앤드리 애거시(미국ㆍ이상 8회) 등을 제치고 단독 7위로 올라섰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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