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 복음주의 교회 목사로 인해 촉발된 코란 소각 논란을 둘러싸고 주요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무슬림들의 반발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도령 카슈미르에서는 무슬림 분리주의 반정부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경찰관 1명을 포함해 14명이 사망하고 60여명이 부상했다. 특히 이날 유혈사태는 이 지역에서 20여년째 지속된 분리독립 시위와 달리 코란 훼손 행위에 대한 반발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반미, 반기독교 시위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높게 하고 있다. NYT는 “이날 시위는 미 플로리다주 테리 존스 목사가 추진한 코란 소각 계획이 반정부시위대를 자극해 교회와 경찰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존스 목사는 코란 소각 계획을 취소했지만, 한 미국인이 코란을 찢는 행위가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에 의해 공개되면서 시위대는 교회를 목표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시위가 반미시위로 확산되자 티머시 로머 주인도미국대사는 “코란 찢는 행위는 혐오스럽고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미국의 가치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다.
앞서 12일에는 아프가니스탄 동부 로가르주에서 코란 소각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해 2명이 사망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미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미시위를 벌였고, 정부 청사로 진입하려는 이들에게 경찰이 발포했다.
이슬람의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13일 ‘그랜드 아야톨라’로 불리는 이란 최고 종교지도자들은 코란 소각 계획을 언급하면서 “코란을 모욕한 자들을 죽여야 한다”는 내용의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내놓아 코란 훼손 행위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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