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쥐어 본다면
부드럽고 따뜻할까 그 안에서도 조용하게
단지 열심히 뛰고 있을까
엄마가 모르게 태어난 나와 같이
한 개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또 한 개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바깥이다가 안이 되어 버리는 것들
내가 이곳으로 건너오고 난 후
우주 한편에서 떠돌고 있을
내 기억들이 가끔 생각난다
그 기억들 안에 나는 아직 남아 있을까
끝나기 전에 죽어 버린 주인공이
계속해서 주인공인 만화 속처럼 여기
누군가 나를 불고 또 분다
팡 하고 터질 때까지
하나의 구멍으로 터져
떠오르지 못할 때까지
● 심장을 상상해보죠. 그 심장을 주먹으로 꽉 쥔다고 상상해보죠. 과연 그 심장은 뛸 것인가, 말 것인가?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인가, 아니면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인가? 그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고민에 잠긴 건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습니다. 어느 쪽이냐에 따라서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그런 질문이랄까요. 순서만 바꾸면 모든 게 달라지는 이런 질문들은 꽤 있습니다. 즐겁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나요, 아니면 노래를 부르니까 즐거워지는 건가요? 살아 있으니까 심장이 뛰는 건가요, 아니면 심장이 뛰니까 살아 있는 건가요? 어느 쪽인가요? 자기 심장을 상상해보세요. 주먹으로 꽉 쥔다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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