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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퀴즈왕' 웃음 폭탄/ 상금 133억! 퀴즈쇼 정답도 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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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퀴즈왕' 웃음 폭탄/ 상금 133억! 퀴즈쇼 정답도 안다면…

입력
2010.09.1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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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제작되지도 않은 TV 퀴즈쇼의 최종 정답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게다가 방송 시작 이후 단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아 상금이 133억원까지 쌓여있다면.

아마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당장 서점으로 뛰어가 상식 책을 한아름 사오고 안 보던 신문까지 구독 신청을 할 듯하다. 그뿐이랴. 학계 인맥을 총동원해 속성으로 상식 쌓기에 들어갈 것이다. 로또 당첨보다 더 가능성이 높고, 어찌 보면 땀도 좀 흘리게 되는 정당한 행운이지 않은가.

'퀴즈왕'은 이렇듯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재기라면 충무로에서 첫째를 자부할 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으니 관객들의 눈이 쏠리고 귀가 솔깃해질 만한 영화다.

관객들의 기대가 크게 어긋나진 않을 듯하다. 관객의 허를 찌르는, 장진식 엇박자 유머는 변함이 없다. 사채업자와 폭주족, 도박꾼, 불량 소녀, 우울증을 앓는 교수 등 각양각색의 인물 군상이 마지막 정답을 알고 퀴즈쇼에 덤벼드는 과정은 포복절도할 만하다.

특히 퀴즈쇼 출제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때 처음 그를 차로 받은 사람과 뒤에서 두 번째로 친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로에 널브러진 사람 위로 차를 달린 운전자 중 누가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인가를 묻는 경찰서 조서작성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다. 자신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던지는 등장인물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만담처럼 유쾌하다.

재치와 유머가 있고 웃음이 뒤따르지만 이야기의 맛은 좀 밋밋하다. 영화의 핵심이라 할 TV 퀴즈쇼 장면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게 배치돼 있다. 대신 등장인물들이 퀴즈쇼에 도전하기까지의 구구절절 사연이 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일반적인 극의 구조가 '발단-전개-절정-결말'로 이루어진다면 이 영화는 '발단-발단-전개-절정'으로 구성돼 있다고 할까.

김수로, 한재석, 류승룡, 류덕환, 임원희, 심은경 등 제법 중량감 있는 좋은 배우들을 한꺼번에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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