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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 대기업 총수 회동 스케치

입력
2010.09.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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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청와대 간담회는 괜찮은 분위기 속에서 대기업 총수 전원이 자연스럽게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였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강덕수 STX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은 발언 기회를 한번 더 얻어 2차례 발언했다.

하지만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최근 강도 높게 던진 국정운영 화두인 ‘공정한 사회’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대기업 총수들에게 직접 요청하는 자리여서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상당히 무거웠다. 더욱이 이날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중소기업 대표들로부터 여러 건의와 의견을 청취한 뒤 마련된 자리여서 총수들로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통령의 동반성장 및 일자리 창출 요청에 대한 대기업의 호응 여부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최근 경제성장 과정에서 담당했던 대기업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간담회를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대기업이 중소기업 사람 얘기 들어봤느냐” “열심히 해서 돈 버는 기업의 어떤 사람들은 자기 때문에 잘 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등의 언급을 하면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누차 강조했다.

그러나 “세계 어느 나라에서 친기업적이 아닌 정부가 있느냐. 공산주의 국가도 친기업적이다” “사정(司正)을 추호도 생각지 않는다”등의 말을 하면서 기업인들을 안심시켰다. ‘공정한 사회’의 핵심 뼈대를 이루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전략의 성공을 위해 올인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들이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중 “잘사는 사람 때문에 못사는 사람이 못 살게 되는 것이 아니다.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 안 되는 건 사실이다”고 말해 오해를 불렀다. 김희정 대변인은 ‘잘사는 사람 때문에 못 사는 사람이 못사는 게 아니고,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 되는 건 아니다’라는 취지에서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와의 만남은 지난 1월15일 전경련이 개최한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이후 올 들어 2번째이다. 취임 이후로는 5번째가 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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