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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세상을 바꾸는 1000개 직업' 강연회/ "소믈리에? 막걸리 소믈리에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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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세상을 바꾸는 1000개 직업' 강연회/ "소믈리에? 막걸리 소믈리에는 어떨까요"

입력
2010.09.1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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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되면 별이 아름답다는 걸 잊어버리죠. 여러분은 아직 금 보다는 별의 아름다움을 즐기실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11일 오후1시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1,000개 직업' 강연회에서 방송인 김제동(37)씨가 '내가 생각하는 삶과 직업'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자 젊은 청중 2,000여명의 귀가 솔깃해졌다. "단 하루만이라도 좋아하는 일을 해보라"는 김씨의 말에 환호성을 터뜨리기도 했고, 불안한 미래에 당당히 맞서겠다는 결의도 엿보였다.

희망제작소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집중한 젊은이들이 자칫 직업 선택에서 다양한 목적과 시각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날 강연회를 마련했다. 인터넷에서 소식을 접하고 찾아왔다는 김미진(21·한양대 3)씨는 "남들이 볼 때 잘나가는 직업만을 선택해야 성공한 삶이라는 공식은 잘못된 것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더 확고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씨에 이어 박원순(56)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본격적인 직업소개가 이어졌다. 세상을 바꾸는 1,000개 직업은 싱글족 관련 등 미래유망사업과 기부 관련 등 소셜비지니스사업, 농촌 관련 등 사회 재설계를 큰 항목으로 나누고, 항목 아래 다시 여러 직군 및 직업으로 구분했다. 사회와 이웃에 도움은 되지만 아직 활성화하지 않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청중들은 예컨대 소믈리에와 같이 이미 대중적으로 친숙한 분야이긴 하지만 적용대상을 달리한 '우리 술 소믈리에'와 '물 소믈리에'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상임이사는 "현재 우리 막걸리 품평을 일본 사케 소믈리에게 맡기고 있다고 해요. 이쪽 전문가가 돼서 우리 술 품평회도 주최하고, 우리 술 소믈리에 양성학교도 열어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강연회의 대미는 국제구호 전문가 한비야(52)씨가 장식했다. 한씨는 "자신이 가야 할 목표가 있고, 그 길이 바르다는 확신만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나는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청중들을 독려했다. 김씨가 삶과 직업에 대한 관계를 풀어내 청중에게 화두를 던지고, 박 상임이사가 새로운 직업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면 한씨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함께 강연회를 찾았다는 직장인 박진선(42)씨는 "아이가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게 됐다"며 "가끔 조바심에 아이에게 무엇이 되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다시 한 번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자리였다"고 말했다.

강연장 밖에서는 '청년사회혁신부스'가 사람들의 젊은이들의 잡았다. 깨지고 짓물러 팔아보지도 못한 B급 농산물의 주인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서민들을 연결시켜주는 '빛트인', 현수막과 자전거 튜브로 가방 지갑 등의 패션소품을 만드는 '터치포굿' 등 사회혁신기업 20여 곳이 젊은이들에게 도전을 권했다.

희망제작소 교육센터 최영인 연구원은 "1,000개 직업을 구체적으로 교육하는 '희망별동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이 직업들이 사회에 빨리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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