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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작품 전문 번역가들이 말하는 번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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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작품 전문 번역가들이 말하는 번역이란…

입력
2010.09.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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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원장 김주연)이 주최하는 '세계 번역가 대회'가 13,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 4회를 맞는 이 대회는 국내외 번역가들을 초청, 한국문학의 번역 수준을 높이고 해외 출판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다.

'번역의 진화'를 주제로 한 이번 대회에선 노벨문학상 수상자 작품의 번역으로 정평을 얻은 외국 번역가 3명을 초청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14일 오전 열리는 '감동 번역의 실제' 분과가 그것으로, 오르한 파묵 전문 번역가 아폴리나리아 아브루티나(러시아), 오에 겐자부로 전문 번역가 노라 비에리히(독일), 가오싱젠 전문 번역가 메이블 리(오스트레일리아)가 참석해 해당 작가와의 교류 경험 등 충실한 번역을 위한 구체적 비결을 소개한다.

13일 오전 개막식에선 지난해 말 필생의 작업인 카뮈 전집 번역을 끝낸 불문학자 김화영(사진) 고려대 명예교수가 '언어, 문학, 번역 그리고 나'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36년 간의 번역 인생을 회고한다.

이어 열리는 '번역가와 작가의 만남' 분과에선 소설가 오정희 김원일 조경란씨와 이들의 작품을 각각 번역한 정은진(프랑스어), 그리고리 리(러시아어), 김지영(영어)씨가 만나 대화를 나눈다. 이날 오후 '젊은 번역가들이 말한다' 분과에선 신진 번역가 4명이 작품 번역과 현지 출판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전한다.

이들 분과에선 특히 한국문학의 불모지였다가 최근 조경란 신경숙 김영하씨의 장편소설 판권이 잇따라 팔리며 주목받고 있는 미국 출판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에 관한 영어권 번역자들의 조언이 주목된다.

조경란씨의 장편소설 영어판을 번역한 김지영씨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번역서는 원문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은 한국소설 한 권 제대로 읽어본 적 없고 게다가 번역서 읽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미국인 독자에겐 적합하지 않다"며 "영어권 독자의 취향에 맞게 긴 문장을 짧게 쪼개는 등 애초 영어로 쓰인 글처럼 매끄럽게 읽히도록 번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명관씨의 장편소설 를 번역하고 있는 재미 번역가 정재원씨는 "보수적인 자국 출판 문화에 불만을 품은 많은 미국인들은 인터넷 콘텐츠를 대안으로 여기고 있고, 미국 출판사들도 신간 홍보를 위해 유튜브 동영상을 활용하는 일이 흔해졌다"며 "한국 현대소설에 대한 믿을 만한 서평을 제공하는 영어 블로그가 많이 생긴다면 한국문학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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