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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국면/ 北유화 南화답… 냉기류 걷히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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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국면/ 北유화 南화답… 냉기류 걷히는 한반도

입력
2010.09.1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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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수해 복구를 위한 쌀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자 북측의 잇단 유화 공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이 먼저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간 이산가족 상봉은 대체로 남측에서 먼저 제의하고 북측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북측의 조선적십자회가 10일 대한적십자사에 보낸 통지문에서 “금강산 상봉을 계기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 협력 사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부분에서 북측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우선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명목으로 우리측에 요청한 쌀, 시멘트, 중장비 등의 수해 복구 물자를 최대한 많이 받아내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천안함 사태로 고조된 한국 국민들의 부정적 대북관을 누그러뜨려 보려는 계산도 읽혀진다.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대해 “상봉을 정례화하자”며 긍정적 메시지를 보낸 우리 정부 의도도 주목된다. 이명박정부도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 남북대화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정부는 관계 개선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북한의 천안함 사태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어쨌든 정부가 북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힘에 따라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기로 남북관계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러시아 방문 중에 ‘제2 개성공단’ 건설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남북관계개선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최근 흐름에서 의미 있게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이 대화 재개를 위한 비공식 접촉을 가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물론 우리 정부는 고위급 접촉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북 소식통들은 “실제 비밀 접촉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싱가포르 접촉설과 11월 통일부 간부와 북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간의 개성 접촉설이 제기됐을 때도 정부 당국은 부인으로 일관했지만 나중에 접촉설은 거의 사실로 굳어졌다.

이제 관심은 이산가족 상봉이 과연 남북관계의 국면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측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과 등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5ㆍ24 제재 조치로 묶인 남북관계가 당장 풀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도 러시아 방문 중에 "북한이 천안함 사태에 대해 사죄하고 다시 정상적 관계로 가야 한다”며 천안함 사태 해결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제안은 6자회담뿐 아니라 북미간 직접 대화를 준비하기 위한 수순일 수 있다"며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우회적으로 전한 셈"이라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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