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10일) 코스피는 2년3개월 만에 1,800선 돌파에 성공했다. 1,800선 돌파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더블딥(이중 침체) 우려가 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 작년 9월 1,700선을 돌파한 이후 지난 1년간 국내 증시가 1,500~1,700사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큰 이유는 수시로 불거진 더블딥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주식시장은 오뚝이처럼 다시 반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더블딥 자체가 역사적으로 자주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그만큼 발생하기 어려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온 세상이 더블딥을 걱정하고 있을 때 실제 경제가 다시 침체로 진행된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물론 앞으로도 세계 경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11월까지 남유럽은 또 한차례 대규모 국채 만기를 맞이할 것이다. 중국은 소비자물가가 관리범위 상단을 벗어나기 시작했고, 미국은 고용과 주택시장이 기대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엔고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이 시장을 압박할 것이다. 그때마다 더블딥 이야기가 또 나오겠지만 주식시장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국내 증시는 이번 주에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상 최고실적이 기대되는 3분기가 마무리되는 9월이기 때문에, 실적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1,800선 돌파의 주요 동력이 프로그램 매수였고 ▦건설, 은행, 증권 등 실적 모멘텀이 약한 비주도주가 낙폭 과대를 이유로 반등을 주도했다는 점 ▦높은 물가로 인해 중국이 긴축을 단행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상승 탄력은 둔화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그동안 지수 상승에서 소외됐던 종목들이 1,800선 돌파를 계기로 레벨업에 성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 내에 3분기 실적 호전주에 대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자동차, 화학, 운송 및 중국 내수 성장과 관련된 종목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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