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순 서해에서 비자연적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파교란으로 일부 항공기와 선박의 위성항법장치(GPS)의 작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 관계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10일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25일 서해를 운항하던 다수의 선박과 항공기로부터 “GPS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장애가 발생한 해역은 서해 북쪽 말도에서부터 어청도, 홍도까지 330㎞에 달하며 피해를 본 선박에는 해군 함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 수신 장애가 발생한 것은 한국이 GPS를 이용하기 시작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전국의 29개 기지국을 통해 미국 GPS 24개에서 위치정보를 받아 민간 등에 제공한다.
국토부와 방통위는 신고를 받고 신호 장애에 따라 해군 함정과 항공기의 GPS에서 실제로 오작동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원인을 밝히는 데는 실패했다. 방통위 산하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는 “구체적 상황에 대해 말할 수는 없으나 자연스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심스럽게 북한 등 주변국의 전자전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군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GPS 교란장치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 역시 러시아를 통해 관련 장비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군사 목적 등 주변국의 의도적 교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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