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반발로 유럽연합(EU) 이사회의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최종 승인이 이달 13일로 연기됐다.
외교통상부는 10일(현지시간) EU 특별외교이사회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EU FTA 승인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국 자동차 산업의 피해를 이유로 한국과 EU의 FTA 체결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이탈리아가 추가적인 논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9일에는 ‘FTA 발효 연기’를 조건으로 EU 이사회의 협정 승인에 동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으나, 이탈리아 자동차 업계의 강한 반발에 굴복해 또다시 승인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따라 EU 이사회는 당초 10일로 예정됐던 최종 승인을 보류하고, 13일 한-EU FTA 승인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사회 순번의장국 대표로서 회의를 주재한 스테픈 바나케레 벨기에 외무장관은 “오늘은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으나 월요일(13일)에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며 “정식 서명은 늦어도 10월6일 이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나케레 장관은 또 13일에는 최종 승인이 이뤄질지 여부에 대해 “오늘 회의에서 이견이 많이 좁혀졌으며 최종 결정에 매우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한-EU FTA 체결을 위해 EU측은 순번 의장국인 벨기에 주도로 협정 승인에 반대하는 이탈리아를 설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13일 이사회에서 한-EU FTA가 승인되면 양측은 FTA 협정문에 정식서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특히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언제든지 정식서명을 위해 (다시) 날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 만큼 같은 날 서명식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식서명을 마칠 경우 FTA 협정은 각국 의회의 비준 동의 등 내부 절차를 거친 뒤 이후 60일 이내에 발효된다. 한국 EU는 FTA의 연내 발효를 목표로 비준절차를 진행해 왔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