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명인 이창호와 준명인 원성진이 ‘산 넘고 물 건너’ 힘겹게 결선 무대에 올라섰다.
이창호는 5일 바둑TV 분당스튜디오에서 벌어진 본선리그 A조 동률재대국에서 입단한 지 6개월 밖에 안 된 새내기 안국현을 맞아 고전 끝에 역전승을 거뒀고 B조의 원성진은 김기용에게 불계승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벌어진 대국에서 원성진은 중반 전투에서 일찌감치 기선을 잡은 후 무난히 우세를 지켜 오후 4시께 김기용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창호와 안국현의 대국은 무려 8시간 동안이나 계속됐다. 명인전 본선대국 사상 최장대국시간이다.
이창호는 초반부터 비세에 몰려 7시간 동안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다 마지막 1시간을 남기고 대역전극을 펼쳐 간신히 1집반승을 거뒀다. 안국현과 김기용 모두 정규리그에서는 이창호와 원성진을 이겨 기세를 올렸으나 동률재대국에서 패배, 아쉽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국내 최고 타이틀 명인위를 차지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인 결선토너먼트 대진표가 확정됐다. A조 1위 강동윤과 B조 2위 원성진, B조 1위 박영훈과 A조 2위 이창호가 각각 다음 주부터 3번기를 벌여 최종 결승 진출권을 다툰다.
먼저 원성진과 강동윤이 14일과 19일 준결승전 1, 2차전을 치르고 1대1이 됐을 경우 21일에 3번째 판을 둔다. 이창호와 박영훈의 준결승전 3번기는 28일과 30일, 10월5일로 예정돼 있다. 이창호는 박영훈에게 통산 전적에서 13승8패, 원성진은 강동윤에게 10승5패로 앞서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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