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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앨리스, 지식을 탐하다' 저자 이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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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 '앨리스, 지식을 탐하다' 저자 이남석

입력
2010.09.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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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1832~1898)이 1865년 발표한 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환상동화로 알려져 있지만 서구에서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이 숨겨져 있는 진지한 문학 텍스트로 다뤄졌다. DNA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영국 생명과학자 프랜시스 크릭은 뇌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체셔고양이를 인용하고,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는 이 책을 철학강의 교재로 쓰기도 했다.

(옥당 발행)는 이 작품을 인문학적으로 풀이한 교양서다. 저자 이남석(39)씨는 “논리학자이자 수학자였던 캐럴은 이 작품으로 지적인 유희를 하려고 했다”며 “캐럴이 그랬듯 앨리스라는 텍스트를 통해 ‘지식과 노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책은 12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의 본문을 발췌해 소개하고 본문 내용에서 끌어낼 수 있는 지식의 코드를 풀이하는 형식이다. 앨리스의 세계를 통해 이씨가 풀어내는 지식의 코드는 정치학, 심리학, 언어학, 법학 등 학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예를 들어 앨리스가 토끼굴 속에 빠져 이상한 나라에 당도하는 첫 장면에서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 현실인가”를 묻는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끌어내고, 자신의 마음에 거슬리는 모든 것의 목을 베려 하는 작품 속 하트 여왕을 적자생존형 캐릭터로 분석, 진화심리학을 설명하는 식이다. 이씨는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7가지 색으로 분광되는 것처럼 앨리스라는 빛이 이 책을 통과해 다양한 지식의 스펙트럼으로 펼쳐지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식을 습득하는 행위를 취직, 진학, 진급을 위한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한국 현실이 안타깝다. ‘청소년기에 올바른 정체성 형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을 학교에서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청소년들이 시험이 끝나면 자살을 하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며 “앨리스와 같은 문학 텍스트를 즐기며 ‘어, 세상을 이렇게 볼 수도 있네’라는 깨달음을 얻고, 지식이 단지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번역, 학습용 애니메이션 기획, TV 다큐멘터리 자문, 자기계발 강사 일 등을 해왔다. 놀이공원에 들어간 주인공이 그 안에서 놀며 프로이트나 스키너의 심리학 개념을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의 청소년 심리학 개론서 (2009)을 내는 등 인문학적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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